김 씨(52세)는 얼어 있는 길에서 미끄러지면서 온몸에 전기가 흐르는 느낌을 받은 상태로 119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CT 검사상 출혈이나 골절이 없어 응급 조치 후 퇴원했지만, 며칠 후 두통과 목 어깨 통증이 심해지고 팔다리 저림 및 가슴 두근거림과 호흡곤란까지 생겨 다시 응급실을 방문했다. MRI 검사 및 심전도검사, 근전도검사 등을 했지만, 특별한 원인은 없고 ‘뇌진탕 후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외부 충격으로 인해 나타나는 일시적인 뇌의 기능부전인 뇌진탕은 외상 후 30분 이내에 짧은 의식 소실이 있거나 일시적인 기억상실증, 혼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뇌 MRI나 CT를 통해서도 이상 소견이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대부분은 '정상'으로 판정을 받고 퇴원하게 된다. 그러나 이후 수주에서 수개월 심지어는 수년간 뇌진탕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뇌진탕 증후군은 두통, 어깨 통증, 팔이나 다리 저림, 구토, 어지럼증, 이명,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우울감, 피로 등을 일으키며,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 수 있다. 더군다나 노년기의 뇌진탕 후유증이 만성화되면 뇌위축, 외상성 수두증, 치매, 파킨슨병 등의 퇴행성 뇌 질환의 유병률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오민철 강남 논현동 마디힐신경외과 원장은 "이러한 뇌진탕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뇌진탕 당시 손상을 받은 근골격계 문제(후두부나 경추 부위의 인대 손상)나 신경손상을 초기에 치료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초기에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이러한 뇌진탕 증상들이 악화된다면, 그때라도 손상을 받은 인대나 신경치료를 통해 후유증에서 회복될 수 있다"고 전했다.
뇌진탕 후유증은 경추 부위의 치료나 성상신경절 치료를 통해서 극복할 수 있다. 실제로 뇌진탕 환자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은 경추의 급격하고 과도한 전후방 움직임(채찍질 손상, whiplash injury)에 의해 인대에 충격이 가거나 손상을 받게 되는데, 인대 주변의 근육, 근막, 힘줄 등이 경직이 되면서 신경이나 혈관 주변에 염증이나 부종이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뇌진탕 후유증 치료를 할 때 머리 문제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반드시 경추 문제에 대한 검사와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두개골과 경추 또는 경추1/2번 사이의 틀어짐이나 밸런스에 대한 검사를 통해 경추 문제에 대한 평가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경추의 치료에는 통증을 치료하는 신경차단술부터, 인대 손상을 치료하는 프롤로치료 (인대강화치료, 증식치료) 등도 도움이 되며, 증상이 만성화 되고 지속적이라면 핌스치료 FIMS (기능적 근육내 자극술, 신경주변 염증, 부종, 유착을 치료하는 일종의 주사치료) 등도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