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다시 폭등 150달러 돌파 '초읽기'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 다시 초비상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난달 말부터 잠시 주춤했지만 이틀동안 배럴당 15달러 넘게 급등하며 140달러에 근접해 150달러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의 금리인하 마감 전만과 고유가에 따른 수요 감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대 초반으로 하락한 지 이틀 만에 폭등한 것으로 유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낙관론은 자취를 감췄다.

더구나 이번에 유가 폭등의 원인인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위협 등 지정학적 불안은 예측이 불가능하고 해마다 유가 상승을 유발한 미국 허리케인 시즌이 곧 시작돼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춤추는 유가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락을 계속하고 있다. 유가의 주요 변수인 수요와 공급은 급변하지 않지만 원유시장의 투자자금 유입이 크게 늘면서 달러화 가치에 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둔화하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하자 달러화 가치는 꾸준히 떨어졌고 투자자금들은 원유와 금, 곡물 등 상품시장으로 몰리면서 달러화 등락의 민감도가 커졌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달러화 가치에 연동하고 있어 당분간 유가 흐름은 미국 경기상황이 좌우하겠지만 달러화 방향이 매일 바뀌고 있어 유가 전망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달러화 변수를 제외하면 7, 8월에 정유시설에 피해를 주는 허리케인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는 허리케인 발생 빈도가 예년보다 잦을 것으로 예상되고 석유 소비 성수기도 다가오고 있어 유가 상승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공급이라도 늘면 유가가 안정될 수 있지만 현재 비(非)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급이 둔화하고 있고 OPEC 중 사우디아라비아가 조절할 수 있지만 사우디 역시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구자본 석유공사 해외조사팀장은 "고유가로 미국 휘발유 수요 감소세가 나타나는 등 석유 수요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경유 수요 등은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7, 8월의 허리케인과 이라크 등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얽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급등락은 유가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징후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씨티 퓨처스 퍼스펙티브의 에너지 애널리스트인 팀 에번스는 "시장이 고유가로 인한 수요 감소 폭에 눈을 돌리면 유가는 하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유업계 비상

유가 폭등세가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자 국내 정유 및 석유화학기업들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비상대책에 돌입하고 있다. 원유 가격이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고유가 시대에 생존을 위해 고강도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이다.

정유업계는 수익이 악화가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유기업의 이익을 판단하는 기본지표인 단순정제마진을 보면, 2007년 상반기 평균 배럴당 4.22달러였으나 같은해 4분기 유가급등으로 마이너스 0.17달러로 떨어졌고 올해 1분기 현재까지의 평균은 마이너스 1.26달러까지 내려갔다.

SK에너지, 에쓰오일, GS칼텍스 등 국내 3사의 정유사업 마진지표를 보면 2007년 4분기 배럴당 5.64달러에서 2008년 1분기 3.42달러로 전분기 대비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에너지 등 정유업체들은 재고원유 활용, 원유도입선 다변화 등으로 원재료비의 부담을 분산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톤당 1천100달러를 넘어서자 삼성토탈 등 국내 유화업계는 적자가 확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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