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종양세포 기반의 액체생검 전문기업 싸이토젠이 2015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코스닥시장 입성에 도전한다. 그 사이 일본 다이찌산쿄와의 레퍼런스를 쌓은 싸이토젠은 내년 상반기 글로벌 제약사와의 계약을 기대하고 있다.
싸이토젠은 7일 서울 여의도동에서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열고 공모 일정과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회사는 8~9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후 13~14일 청약을 받는다. 공모희망가는 1만3000~1만7000원으로, 공모예정금액은 156억~204억 원 규모다. 2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으로, 대표 주관사는 키움증권이 맡았다.
싸이토젠은 이번 IPO를 통해 조달된 자금을 미국과 일본 등 해외 현지 연구소 설립과 우수인력 확보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사측에 따르면 순환종양세포(CTC, Circulation Tumor Cell)란 원발암에서 떨어져 나와 혈액을 통해 돌아다니면서 암의 전이를 일으키는 암세포로 알려져 있다.
혈액 1㎖에 혈구 세포는 약 10억 개가 존재하는데, 그 중 CTC는 극소수로 존재하는 매우 희소한 세포다. 암에 대한 온전한 정보를 갖고 있어 항암제 개발에 최적의 재료로 평가받는다는 설명이다.
액체생검(Liquid Biopsy)은 기존 조직생검에 비해 효율적으로 암의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싸이토젠은 바이오와 기계공학의 기술을 융합해 살아있는 상태의 CTC를 검출·분석·배양할 수 있는 액체생검 플랫폼을 상용화했다. 삼성전기 출신의 공학박사인 전병희 대표이사가 반도체 공정을 바이오 분야에 접목시켜 2006년부터 연구해 얻은 성과물이다.
전 대표는 “반도체 공정 기술은 (레이저 등 다른 기술에 비해) 가장 싸고 정밀해 세포를 잡는 순도가 아주 높다”며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국적 회사 중 아주 큰 회사와 계약을 진행 중”이라면서 “현재 실사가 완료된 단계로 내년 상반기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싸이토젠은 희소세포인 CTC를 손상 없이 살아있는 상태로 검출해 분석·배양하기 위해 나노테크놀로지 기술을 적용한 고밀도 미세공 칩을 개발했다. 또 일관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바이오 전 공정을 자동화한 액체생검 자동화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신규 항암제를 개발하는 국내·외 제약사들에 바이오마커 발굴과 검증, 적합환자 선별, 항암제 효능 분석 등의 CTC 기반 액체생검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신약개발을 위한 후보물질의 발굴부터 임상시험 단계까지 전 단계에 걸쳐 적용될 수 있다. 국내·외 제약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신약개발 단계의 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싸이토젠은 국내 임상기관 및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동반진단 개발과 정밀 의료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약 220만 달러(약 25억 원) 규모로 글로벌 항암신약 개발사인 다이찌산쿄와 폐암 표적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약개발 프로젝트에 CTC 기반 액체생검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전 대표는 “다이찌산쿄와의 계약으로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해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대상으로 한 신규 프로젝트 계약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현재 다수의 기술 협력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자사 기술은) 응용분야가 다양해 폭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