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장애 학부모 절절한 외침 "치료카페 전전…부족한 특수교사 해결해 달라"

입력 2018-11-01 18:09수정 2018-11-0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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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1시 30분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장애영유아의 보육·교육 차별해소를 위한 외침 행사'에서 '장애영유아 보육교육 정상화 추진 연대' 회원들이 장애영유아에 대한 차별 해소와 제대로 된 의무교육 시행을 촉구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

"절대적인 교사 수. 이게 해결이 안 되는데 장애영유아 의무교육이 가능할까요?"

1일 오후 1시 30분 여의도공원에서 '장애영유아의 보육·교육 차별해소를 위한 외침 행사'가 열렸다. 이날 '장애영유아 보육교육 정상화 추진 연대(이하 장보연)'는 장애영유아에 대한 차별 해소와 제대로 된 의무교육 시행을 촉구했다.

행사에 참가한 학부모 이모(34) 씨는 "장애유아 부모들은 장애전담 어린이집을 찾아 하루 종일 전전한다"며 "장애유아 교육 기관은 항상 대기만 몇 만명이라 꿈도 꾸지 못하고, 비싼 사설 기관과 복지 치료실을 주로 찾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이 씨는 "심지어 일부 부모들은 이마저도 이용하지 못해서 발달장애 치료 카페를 방문한다"며 "아이들이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나라가 제공하는 교육에서 차별 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장애전담 어린이집 원장 임모(36) 씨는 특수교사 부족을 장애영유아 교육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그는 "작년 한 해 동안 우리 어린이집에 지원한 특수교사가 0명"이라며 "특수교사들은 처우가 좋은 특수학교로 가려고 하지 어린이집 근무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임 씨는 "장애전담 어린이집 교사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면서 "현재 안산에 위치한 우리 어린이집에 총 21명의 어린이들이 등록돼 있는데, 교사가 더 늘지 않는 한 어린이를 더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국에 178곳의 장애전담 어린이집이 있다. 이에 따른 필요 교사 수는 660명이지만, 확보된 인력은 249명.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어린이집 특수교사의 처우나 근무 환경을 특수학교와 동등한 수준으로 개선하지 않을 경우, 인력난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장애전담 어린이집 원장들의 외침이다.

장애영유아와 일반영유아를 함께 교육하는 혼합어린이집 원장 심모(45) 씨는 "4년제 대학교에서 유아특수교육을 받았는데 누가 학사가 굳이 필요없는 보육교사와 동등한 처우를 받으며 어린이집에서 일하겠냐"며 "봉사정신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우를 해줘야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혼합어린이집에서 장애영유아를 받을 수 있는 할당량이 정해져있는데, 항상 장애영유아 신청은 그 할당량을 훌쩍 넘는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장애영유아 교사의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애아동과 함께 행사에 참가한 학부모들은 장애전담 어린이집을 찾아 하루 종일 전전한다면서 부족한 특수교사의 확충을 호소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

장애 영유아 의무교육에 관해서 정부부처 간 업무 배당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해당 사안에 대해 복지부와 교육부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교육부는 장애 어린이에 관한 소관은 복지부의 관활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복지부는 의무교육과 관련된 사항은 교육부의 일이라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모든 장애 아동이 아니라 특수교육 대상자로 선정된 아이들만 복지부의 관리 대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만약 특수교육 대상자로 선정되면 우리가 특수교사를 배치한 기관에 해당 아이를 교육 받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김종호 '장보연' 상임공동대표는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최근 유아 정책 개혁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지만, 공립유치원을 늘리겠다는 '양'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어린이집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전문성과 교육 환경이라는 '질'에 집중하는 정책이 부족하다"며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어 "일반 아동과 장애 아동이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것은 인권의 문제"라며 "따라서 정부가 장애 아동의 교육 받을 권리를 위한 정책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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