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랍 소사이어티 출범, 에너지 외교 '물꼬'

입력 2008-05-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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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년여의 준비를 거쳐 한-아랍 소사이어티(Korea-Arab Society, KAS) 창립에 공을 쏟아왔다. 그 결과 지난 26일 '한-아랍 소사이어티 창설 국제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출범 채비를 갖췄다.

그동안 경제협력에만 한정됐던 양 지역 간 교류의 폭과 깊이를 확대하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아랍 소사이어티는 한국과 아랍연맹 회원 22개국의 정부는 물론 재계, 학계, 문화계 등이 모두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다.

그동안 국내에는 한국과 아랍 지역간의 협력을 목적으로 설립된 학술단체 및 민간단체 등은 있었지만 양측 정부가 주도하고 자금까지 지원하는 공식 협의체는 처음이다.

정부가 이처럼 아랍권에 공을 쏟은 데는 경제적 배경, 특히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에너지의 안정적 수급과 자원개발에 대한 중요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협의체에 참여한 아랍 22개국의 원유 매장량은 전 세계의 55%에 달하고 천연가스 매장량도 30%에 이르며 실제 수입 의존도도 원유가 71%, 천연가스가 48%에 달한다. 또한 이 지역은 오일달러가 넘쳐 건설·플랜트 업종의 최대 공략지기도 하다.

이날 참석한 각국 참석자들을 살펴봐도 이번 협의체가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에 중요한지 엿볼 수 있다.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과 이스마일 오마르 겔레 지부티 대통령,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후사 알 사바·아말 알 사바 쿠웨이트 공주 등 아랍권의 거물들이 총출동했고 당초 참석이 불투명했던 모하메드 빈 다엔 알 하밀리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에너지부 장관과 오마이르 빈 유세프 아부다비석유공사 회장도 모습을 보였다.

SK, GS, STX, 금호아시아나, 한진, 대림산업, 두산중공업 등 10여개 민간기업에서 적잖은 출연금을 부담하면서도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함게 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유명한 외교부 장관은 창립국제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중인 알-하밀리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장관과 유세프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 총재, 알-사다 카타르 에너지·산업 담당국무장관을 각각 면담하고 에너지, 건설·플랜트를 비롯한 제반분야에서의 협력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이재훈 지식경제부 2차관도 카와자 이라크 석유개발공사(SCOP) 사장을 면담하고 한국 기업이 이라크 유전 및 가스전 개발사업, 정유공장 건설 등 하류부문 참여시,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협의체로 아랍권과의 에너지 협력 강화에 첫 발을 내딛게 됐다"고 평가하고 "경제 협력을 보다 탄탄히 할 수 있는 기초를 닦아 에너지 외교에 물꼬를 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아랍 소사이어티는 이번 국제회의에 이어 다음달 중순 발기인 대회를 겸한 임시이사회를 구성한 뒤 30일 창설이사회를 열고 공식 발족한다. 이사진은 한국과 아랍 측이 같은 수로 구성하며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초대 이사장, 최승호 전 주이집트 대사가 사무총장으로 각각 내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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