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분리 혼란에도... 부평공장은 ‘평소처럼’

입력 2018-10-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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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스티커가 부평공장 건물 곳곳에 부착된 모습. 사진제공=안경무 기자.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점심 시간. 노동자들이 삼삼오오 식당으로 향하는 모습. 사진제공=안경무 기자.
“생산 라인에 있으면 사실 회사 소식(법인분리)을 들을 일은 거의 없어요. 어찌 됐건 작업은 해야 하는 거고...” 회사 측의 연구개발 법인분리 추진과 관련, 최근 공장 분위기는 어떻냐는 물음에 한국지엠 소속 노동자인 A씨는 다소 무심하게 답했다. 그는 한국지엠 부평공장 프레스 라인에서 10년째 일하고 있다. 그는 이내 “사실 이 회사에 10년 넘게 다니다 보니, 혼란스러운 상황들이 반복돼 이제는 그것도 적응이 된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연구개발 법인분리 추진으로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지엠 부평공장을 24일 방문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의 얼굴과 함께 ‘퇴진’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힌 스티커가 건물마다 수십 장씩 붙어있었다. 이 점을 빼면, ‘이 회사가 (법인분리 논란에 휩싸인) 그 회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공장 내부 전경은 여느 날과 다르지 않았다.

자동차 제조공정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프레스 라인에는 철판이 수액처럼 끊임없이 공급됐다. 기계는 쉴새 없이 신차에 쓰일 문짝을 찍어냈고, 누런 귀마개로 양쪽 귀를 막은 사람들은 그 조형물을 차근차근 정리하고 있었다. 말 한마디 없이 일하던 그들은 오전 열한 시가 되자 “담배라도 한 대 피우려면 얼른 밥을 먹고 (작업장으로) 돌아와야 한다”며 서둘러 식당으로 향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작업 현장에는, 법인분리의 혼란이 전해질 틈이 없었다. 도장 라인에 소속된 B씨는 “파업이니 법인분리니 해도 결국 정해진 할당량은 변하지 않는다”며 “여러모로 신경이 쓰여 일에 집중을 못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의 법인분리 논란은 한국지엠이 7월 현재의 단일 법인을 쪼개 생산·판매법인과 연구개발(R&D)법인으로 이원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한국지엠은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등을 묶어 올해 안으로 3000여 명의 인력을 분리, 연구개발법인 ‘지엠테크니컬코리아’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법인분리가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부평공장은 한국지엠의 가장 큰 공장으로 현재 생산직과 사무직을 포함해 약 8000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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