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결함 알고도 은폐” …2R 돌입한 ‘BMW 리콜사태’

입력 2018-10-2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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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디젤 포함 6만5000대 더 늘자 업계 “제조결함 아닌 설계문제” 지적

EGR(배기가스 저감장치) 결함으로 인한 ‘BMW 리콜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BMW그룹코리아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10만6000여 대 차량 리콜과 별개로 MINI 디젤 차량을 포함해 6만5000여 대 차량을 추가 리콜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추가 리콜 조치에 대해 회사 측은 “사고 예방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자동차 업계에서는 BMW가 결함 은폐를 시도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BMW그룹코리아는 23일 EGR 모듈 관련 리콜 대상 차종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새롭게 추가된 대상은 2011년 5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생산된 BMW와 MINI 디젤 차량 6만5000대다. BMW그룹코리아 관계자는 “추가 리콜 대상 차종은 정부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된 것으로, 화재 위험이 현저히 낮음에도 예방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BMW 산하 인기 브랜드 MINI는 리콜 대상에 최초로 포함됐다. 2011년 1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생산된 ‘MINI 쿠퍼 D’의 경우 6549대가 추가 리콜 대상으로 지정돼 ‘BMW 118d(7222대)’에 이어 이번 리콜 대상 차량 중 두 번째로 많다. 이 밖에도 MINI의 차량 2만3559대가 이번 리콜 대상 차량으로 지정됐다. 국토부는 BMW 측에 최초 리콜 계획에서 해당 차종들이 제외된 사유와 리콜대상 재산정 조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추가 리콜 조치를 두고 BMW측이 해당 차종에 대한 결함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2016년 BMW측이 환경부에 제출한 EGR 리콜 결함 보고서를 보면, ‘설계 변경을 통해 EGR에서 냉각수가 유입되는 부분을 열 충격에 강하게 하겠다’고 명시한 바 있다”면서 “이를 통해 열 충격으로 EGR 쿨러 누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BMW 측이) 이전부터 알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BMW 화재 사건은 제조 공정상 결함이라기보단 광범위한 설계 결함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영석 법안전융합연구소 결함분석위원 겸 선문대 스마트자동차공학부 교수는 “흡기다기관에 천공(구멍이 뚫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BMW 측도 확인했을 것”이라며 “다만 이 천공이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인지에 대해 BMW가 내린 결론이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BMW그룹코리아는 결함 은폐 의혹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추가되는 리콜 대상 차종의 화재 발생 가능성은 0.001%에 불과해 사실상 운행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며 “독일 본사와 협의 후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화재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시행하는 리콜로, 결함 은폐는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BMW그룹코리아는 7월 말 리콜 발표 이후 현재 리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1일 기준 총 5만9900여 대의 리콜이 완료됐다. 이는 기존에 밝힌 전체 리콜 차량(10만6000대)의 약 56%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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