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6명 ‘저출산 원인’으로 경제적 부담 꼽아…여성 ‘육아독박’도 한 이유
정부가 전망하는 올해 출생아 수는 약 32만 명이다. 2022년 이전에 연간 출생아 수가 20만 명대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은 인구 절벽을 실감하게 한다. 결혼과 출산은 주거비·교육비 부담을 비롯해 여성의 경력단절, 직장 업무와 육아 병행 등을 야기해 결혼과 출산 기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우리 국민 10명 중 9명가량(87.4%)은 한국의 저출산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2017년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국민인식조사(2000명)’ 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의 심각성에 대해 24.8%는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고, 62.6%는 ‘어느 정도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63.8%가 경제적 이유를 꼽았다. △결혼 후 발생하는 비용 부담 31.2% △취업난 또는 고용 불안정성 19.5% △부족한 소득 13.1% 등의 순이었다. ‘돈이 없어 애를 못 낳는’ 현실이 종족 번식의 본능을 사실상 짓누르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사회 문화’(18.1%), ‘여성 위주의 육아 및 가사 부담’(10.3%)도 저출산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결혼 후 자녀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 정도(10.2%)로 적었으나 출생아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올해 8월 통계통이 발표한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6월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00명(8.7%) 감소한 2만6400명에 그쳤다. 2분기 합계출산율도 0.97명으로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자가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자녀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육아가 힘들고 어려워서(28.4%)’가 가장 많았고 △‘교육 비용 부담이 커서(28.0%)’, ‘잘 키울 자신이 없어서(22.3%)’ 등이 뒤를 이었다. 주로 비용과 육아의 어려움을 꼽은 것이다.
초등학교 미만 자녀를 둔 부모의 평일 육아 시간은 남편이 평균 45.5분, 아내가 229.2 분으로 아내의 부담이 컸으며 휴일 육아 시간은 남편 145.7분, 아내 297.6분으로 조사됐다. 아내의 육아 시간이 남편보다 평일엔 5배, 휴일엔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힘든 육아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출산·자녀로 인한 휴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 ‘출산으로 휴가를 낼 때 직장 상사와 동료들에게 눈치가 보인다’고 답한 비율은 76.6%, ‘육아휴직을 낼 때 눈치가 보인다’는 응답도 72.2%로 나왔다. 특히 ‘자녀로 인해 휴가를 내는 직장 동료를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이 62.4%로 나타났다.
스웨덴은 장기간의 출산휴가와 공보육 중심 인프라, 영국은 보편적 아동수당과 보육바우처를 통한 보육비 부담 완화 등을 통해 출산율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