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bp까지 확대되며 3개월10여일만에 최대..여전히 좁은 수준, 방향성 판단 일러vs일시적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가속화할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채 장단기 금리차는 되레 확대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연준(Fed)이 금리인상 속도를 높이면 단기금리는 오르는 반면 장기금리는 크게 변화하지 않아 장단기금리차가 축소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역전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았었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대비 4.48bp 상승한 3.2296%로 2011년 5월12일 3.2303% 이후 7년5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2년물 금리는 1.69bp 오른 2.8809%를 보였다.이에 따라 장단기 금리차를 의미하는 10년물과 2년물간 금리차는 34.87bp로 확대됐다. 이는 6월26일 35.88bp 이후 3개월10일만에 최대치다. 미 장단기 금리차는 8월24일 18.84bp까지 좁혀지며 2007년 8월2일 18.62bp 이후 11년만에 최저치를 경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경기호조와 수급상황, 유가상승, 이탈리아 정정불안 축소 등이 미국 장단기 금리차를 확대시킨 요인으로 보고 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연준 금리인상 속도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만 해도 비둘기(완화적)파적으로 인식됐던 것이 최근 제롬 파월 의장의 매파적 언급으로 변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 통화스와프 관련 베이시스 사정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재정정책을 위해 국채를 더 발행하겠다는 의지 등으로 수급이 꼬인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경제지표 호조와 함께 미국 기업연금 펀드에 대한 35% 세금공제혜택이 9월15일 종료되면서 미국채 장기물 수요가 감소했다. 여기에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물가상승 기대가 살아났기 때문”이라며 “이탈리아가 3일 재정적자 목표를 기존 2.4%에서 2020년 2.1%, 2021년 1.8%로 하향조정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장단기 금리차 확대에도 불구하고 추세적일지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다. 길게 보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김상훈 연구원은 “최근 미 10년물 금리가 오르는 와중의 특징은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이 생각보다 오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장기물 금리가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미국 11월 중간선거와 12월 FOMC를 봐야 좀더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다만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펀더멘털이 아직 반영돼 있지 않다. 이를 반영한다면 장단기 금리차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선 한은 관계자도 “8월말 19bp 수준대에서 조금 확대된 수준이다. 향후 방향성을 판단하기엔 이른 듯 싶다”면서도 “최근 장단기 금리차 축소를 두고 경기불안이냐 아니냐는 논쟁이 첨예하게 갈렸었다. 9월 FOMC 이후 미국 경기가 좋다는 인식이 많이 퍼진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일시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채 10년물 밸류에이션에 대한 재평가가 일어난 것이다.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와 멀다고 언급함에 따라 연준의 내년도 점도표상 3.25%까지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 10년물 금리가 미리 반영하면서 올라 추가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며 “반면 단기물 금리는 100bp 가까이 상단이 열렸다. 단기물 금리가 장기물 금리에 따라 붙으면서 일드커브는 플래트닝(수익률 곡선 평탄화, 장단기 금리차 축소)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