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송금한 돈을 빠르게 되찾을 방안이 마련됐다.
18일 금융위원장을 필두로 예금보험공사가 먼저 돈을 잘못 송금한 사람에게 액수만큼 돈을 지급한 뒤 소송을 통해 잘못 송금된 돈을 되돌려 받겠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지금까지 돈을 잘못 송금했을 때는 송금을 잘못한 당사자가 어려운 절차를 밟아야 했다. 무엇보다 돈이 입금된 예금주에게 허락을 구하고 사인을 받아야만 돈을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 어려움이 많았던 터다.
착오송금 및 반환구조를 악용한 범죄가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 5월, 부산 사하경찰서는 16살 소녀가 구속됐다. 이 소녀는 식당에서 음식값을 지불하면서 송금 어플을 쓰는 척 송금액을 부풀린 허위 문자를 보내고 업주들에게 "돈을 잘못 송금했다"고 환급을 요구하는 방식을 쓰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심지어 드라마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그려지기도 했다. tvN '아는 와이프' 지난 12일 방송에서는 지성과 장승조가 다른 계좌에 잘못 송금된 돈을 되돌리기 위해 예금주를 필사적으로 쫓아다니며 임무를 완수하는 모습이 애달프게 그려진 바 있다.
현실에서도 반환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년간 착오송금액은 9611억원에 달했다. 이중 주인이 돌려받은 돈은 4217억원에 불과했다. 5394억원에 달하는 돈은 반환 자체를 포기하거나 소송이 진행 중이었다. 이 때문에 예금보험공사가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같은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