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해 6월 자동화기기(ATM)로 지인에게 90만 원을 보내려다가 실수로 예전 직장 동료 B씨에게 잘못 보냈다. 수차례 B씨에게 연락을 했으나 닿지 않았다. 은행에 문의했으나 예금주 동의 없이 돈을 빼 돌려줄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A씨는 결국 B씨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냈고, 현재까지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잘못 송금한 돈을 되돌려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융위는 18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착오송금 구제를 위한 현장 간담회'를 열어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구제방안을 발표했다. 착오송금이란 송금하는 사람 실수로 금액과 수취인 금융회사ㆍ계좌번호를 잘못 입력해 보낸 거래를 말한다.
앞으로 수취인 거부로 돌려주지 않은 착오송금 관련 채권을 예금보험공사가 나서 사들인다. 예보는 수취인을 상대로 소송 등으로 돈을 돌려받고, 이 돈을 다시 착오송금 채권 매입자금으로 활용한다. 금융위는 연간 약 4만3000건을 구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잘못 송금한 날로부터 1년 이내 채권으로, 송금금액 기준 5만~1000만 원이 매입 대상이다. 은행과 증권사, 저축은행, 우체국, 새마을금고 등이 모두 해당한다. 다만 송금인 도덕적 해이 등을 막으려 송금액의 80%만 사들인다.
최근 5년간 착오송금 거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3년 5만9958건이었던 착오송금 거래 건수는 지난해 9만2469건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5만2000건(1115억 원)이 송금인에게 반환되지 않았다. 전체의 56.3%다.
송금인은 잘못 돈을 보냈을 경우 소송으로 돌려받아야 한다. 수취인 동의 없이 돈을 돌려받을 수 없는 탓이다. 이 때문에 사회적으로 큰 비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그동안 착오송금 문제는 개인 '실수'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국민이 겪는 재산상 피해를 생각하면 단순히 개인 실수로 간주할 수 없다"며 "정부가 착오송금으로 인한 피해를 보다 적극적으로 구제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은 피해구제를 담은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