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장애나 ADHD를 앓는 아이들의 증상이 시험 기간을 지나면서 질환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함과 과다활동 및 충동성을 보이는 아이들의 경우, 시간 내 집중해서 문제를 끝까지 읽고 풀어야 하는 시험에서 알게 모르게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이원우 해아림한의원 대전점 원장은 “틱장애나 ADHD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아이 중 상당수가 불안증이나 강박증의 소인이 있어 조그마한 자극에도 쉽게 증상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아이한테 나타나고 있는 증상과 원인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틱장애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반복적으로 신체 일부를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증상으로 신체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요인까지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스트레스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틱증상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문제는 틱장애 증상을 넘어서 ADHD나 우울증, 강박증세, 불안장애, 학습장애 등이 동반될 수도 있다는 것.
초등학교 6학년 박양(13)은 안 그러다가 갑자기 눈을 계속 깜빡이더니, 시험 기간 중 눈깜빡임을 넘어 얼굴 전체를 찡그리기 시작했다. 이처럼 과도한 시험 스트레스는 틱장애, ADHD와 같은 질환의 악화를 야기해 학교생활의 어려움은 물론, 성인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규율을 이해하고 욕구를 자제하는 것과 적응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남다른 증상으로 인해 주위 사람들과 순조롭게 소통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는 틱장애, ADHD, 학습장애 아이들이 시험 기간 중 받는 스트레스는 평소보다 수배에 달하게 된다.
이런 증상을 보이는 아이를 둔 부모는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 먼저, 평상시와 비슷한 수준의 영양섭취와 충분한 수면시간 유지하는 것이 틱장애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아이의 시험 결과에 연연해 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시험에 대한 부담감이 강박적인 사고로 이어져 틱의 원인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 아이들에게 시험의 결과보다는 노력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게 좋다.
이 원장은 “학업에 흥미를 느낀 아이의 의사를 무시한 채 그만두게 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라며 “학업량에 대한 조절은 반드시 아이의 상황에 맞춰서 아이와 협의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틱장애를 비롯한 ADHD 증상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고쳐야 할 질환임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며,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은 틱증상은 그만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없는 못하는 상황임을 부모가 인지하고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치료에 앞서 아이를 격려하고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