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면식 부총재 선긋기 후 여지도 남겨...시장은 이르면 10월도 가능하단 관측
◇ 압박강도 높이는 당·정 = 최근 집값 급등에 여당과 정부는 다급한 분위기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3일 국회 대정부 질문 자리에 출석해 사실상 이주열 한은 총재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 총리는 박근혜정부 시절 금리인하와 관련해 “당시 금리 인하가 나름의 이유는 있었겠지만, 결국 ‘빚내서 집 사자’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었다. 가계부채 증가를 가져온 역작용을 낳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금리인상 여부 문제와 관련해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자금유출이나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에 따른 문제, 가계부채 부담 증가도 생길 수 있고, 올리지 않으면 현재와 같은 문제가 계속될 것이라 양쪽의 고민이 있다”면서도 “좀 더 심각히 생각할 때가 충분히 됐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6일 방송된 JTBC ‘썰전’에 출연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8·27 부동산 대책과 영향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 인사 중 제일 잘못된 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연임시킨 것”이라며 “기준금리 동결하면서 돈을 계속 풀고 있는 정책만 쓰고 있다. (집값 폭등 등) 부작용이 생기는 것도 손 못 대는 거 아닌가”라고 비판한 바 있다.
◇ 한은, 통화정책 중립적·자율적..신 위원 발언 개인의견일 뿐 = 이와 관련해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원론적인 이야기나 금리결정은 금통위가 한은법에 의해 중립적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되고 그렇게 하고 있다. 이 총리도 그런 취지에서 말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부동산 안정만을 겨냥해 (금리결정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물가 등 거시경제상황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영향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낮은 물가상황에서는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할 수 없다며 사실상 금리인상에 반대하고 나선 신인석 금통위원의 최근 발언에 대해서도 개인의견일 뿐이라며 일축했다. 윤 부총재는 “중기적·신축적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하고 있고 그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신 위원은 현재의 물가상황을 말한 것으로 개인의견”이라며 “전체 의견은 의결문이나 총재 기자간담회, 통화정책방향 의사록 등을 봐달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되살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총재도 인상 의지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자연스럽게 연내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11월보단 10월이 편할 것 같다. 9월에 미국 연준(Fed)이 금리인상을 하면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 본부장은 “정부쪽에서 고민 많던 한은을 다시 자극한 것 같다”면서도 “공은 다시 한은으로 갔다. 동결도 인상도 어려운 선택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