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보다 물가안정 선택
한국은행은 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5.0%로 동결했다. 이는 지난해 8월 금리인상 이후 9개월 연속 동결한 것이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동결과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론이 크게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기부양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매우 강한 가운데 새정부 들어 새로 선임된 세명의 신임 금통위원들의 인하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그러나 금통위는 결국 금리 동결을 선택했다. 이는 최근 시중유동성 증가로 물가상승에 대한 압박이 매우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월 2년 미만의 정기 예ㆍ적금 등을 포함한 광의통화(M2.평잔기준)가 전년동기대비 13.9%나 급증하면서 2002년 12월(14.1%)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최근의 국내외 경제여건은 향후 우리 경제에 성장의 하방리스크와 물가의 상방리스크를 동시에 증대시키고 있다"며 "최근의 물가 오름세 확대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앞으로도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금년중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지고 물가 상승세와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확대될 것"으로 우려했다.
국내 경기에 대해서는 "지난해 2/4분기 이후의 빠른 상승세가 조정을 받으면서 둔화되는 모습"이라며 "수출이 높은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소비, 투자 등 내수부문은 낮은 증가세 시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국제원자재가격의 상승 영향 등으로 물가는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고 경상수지도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향후 기준 금리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시중유동성이 얼마나 안정을 찾느냐와 국제유가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의 안정세에 따라 그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