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성과주의 경계..."고객의 충실한 조언자가 돼 달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8일 "6월부터 리스크 중심 감독(Risk-based supervision)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김 금감원장은 이날 증권업협회에서 열린 증권·자산운용·선물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리스크중심 감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들이 감독당국을 리스크관리 조언자로 인식하고, 협조해줘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검사는 위규사항 적발 및 문책보다는 문제의 근원적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서면검사로도 검사목적 달성이 가능한 사항은 현장검사를 지양해 수검 부담을 최대한 줄이겠다" 고 말했다.
또한 "사원 간 정보공유를 통해 자료를 중복 요구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검사종료 시에는 상호인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검사결과 설명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회사의 불가피했던 사정도 주의 깊게 청취해 검사결과 처리 시 최대한 반영하고 모범사례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지속적이고 의도적인 법규 위반이나 건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금융회사 내부에서도 훌륭한 내부통제시스템의 유지를 위해 내부통제시스템을 훼손하거나 우회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원장은 또한 "자본시장통합법으로 증권 산업이 획기적 도약의 기회를 맞은 건 분명하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투자은행을 육성하기 위한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라며 "자본력과 리스크 관리능력의 향상을 위해 철저히 대비하고 충분한 능력을 갖추기 어렵다면 전문화·특화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증권산업은 금융산업 중 이해상충의 소지가 커, 단기 성과중시 문화와 결합할 경우 판매과정에서 고객의 이익을 소홀하게 된다"며 "약사가 영업상 이익을 위해 약을 함부로 팔지 않는 것처럼, 증권산업 종사자도 직업적 전문가로서 고객에게 충실한 조언자(financial advisors) 역할을 해야 한다"고 부탁했다.
아울러 그는 "금융감독원은 상품개발 등 영업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되, 고객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영업 관행을 시장에 확고히 정착시킬 것"이라며 "상품의 과장설명, 과당매매 유발행위, 부당한 상품 갈아타기 권유 등 불건전 영업 관행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