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자들 “데스밸리 지원 절실…창업 단계별 지원책 없어 아쉬워”

입력 2018-08-2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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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 탑재된 신제품, 단기간에 뚝딱 나오지 않아”

▲23일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가 서울 여의도 63컨벤션 그랜드볼룸에서 창립총회를 열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진흥공단)

“지원 기간 1년이 끝나면 야생에 던져지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청년창업사관학교(청창사) 1기 우수 졸업 기업인 다원그룹의 김범수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청창사 졸업 기업 총동문회에서 말했다. 이날 청창사를 졸업한 스타트업 대표들은 ‘데스밸리’(창업 후 3~7년 차 시기) 극복을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명지대학교 경영학부 겸임교수이기도 한 김 대표는 정부의 창업 지원 정책이 단기 성과를 내는 데 맞춰져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10월 국정감사에 예산 집행을 보고해야 해서 스타트업들이 그 시간표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업종, 업체마다 진행 상황이 다른데 정부의 1년 프로그램에 맞추다 보니 후속 지원을 받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가시적인 지표에 매몰되다 보니 장기적이고 단계적인 지원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청창사는 올해로 8년 차를 맞았다. 사업계획 수립, 사업화, 후속연계 지원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청창사는 우수한 창업 아이템과 고급기술을 보유한 만 39세 이하, 창업 3년 이하의 창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기금 사업을 제외하고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크다.

공유 경제 기반의 점포 공유 서비스 전문 기업 마이샵온샵의 최대헌 대표는 2013년 청창사를 거친 3기 졸업생이다. 최 대표는 청창사의 지원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하면서도 창업 3년 이내 기업에 지원이 집중되는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이샵온샵 이후로 우리와 비슷한 업체들이 후발 주자로 등장했는데 창업 3년 이내 기업에 지원이 집중되다 보니 선발 업체인데도 혜택 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욕실 자재 브랜드 유니바스의 서은미 대표도 ‘3년’이라는 기간이 짧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3기 졸업생인 그는 “신제품이 말처럼 쉽게 뚝딱 나오지 않는다”며 “연구 개발에 시간이 걸리는데 청창사 지원 기준이 3년인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자전거·해양레저장비 기술개발 업체 트러스트리의 최진영 대표는 제품을 개발한 이후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제품 개발에 성공해도 판로가 확보되지 않아 어려움을 느끼는 기업이 많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청창사 4기 졸업 기업 대표는 “정부 지원은 애초부터 한계가 있다”며 “문제는 벤처캐피털(VC)들이 눈에 띄는 스타트업에만 투자를 해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자금 확보에 애로를 겪는다는 점”이라고 토로했다.

청창사는 지난해 하반기까지 총 1930명의 청년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했다. 총매출액은 1조1769억 원, 지식재산권 등록은 4167건, 일자리 창출 4617명 등의 성과를 거뒀다. 국내 최초 간편 송금 서비스인 토스(Toss)를 개발한 비바리퍼블리카, 온라인 부동산정보 플랫폼으로 유명한 직방 등 유명 스타트업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이날 이상직 중진공 이사장은 축사에서 “이사장직을 은퇴할 때까지 각 분야의 유니콘 기업을 1개 이상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다”며 “신기술과 아이디어로 독과점을 깨고 경쟁 생태계로 탈바꿈시키는 청년창업기업을 지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총동문회 발족에 의의를 두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처럼 팀워크가 빛나는 청년창업사관학교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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