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전망을 둘러싸고 기관별로 상이한 판단이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최근 발간한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전세계 반도체시장 매출을 총 4771억 달러(약 535조5500억 원)로 추산했다. 지난해(4122억 달러, 약 462조6900억 원)보다 15.7% 증가한 수치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5.2% 늘어난 5020억 달러(약 563조4950억 원)에 달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5000억 달러(약 561조250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던 지난해 성장률(21.6%)에는 못 미치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상향조정된 수치다.
작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반도체 매출에 대해서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WSTS는 작년 6월 보고서에서 올해 반도체 매출이 2.7% 늘어나는 반면, 내년에는 0.2%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비관론은 낙관론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7.0% 올렸다. 6월에는 이를 12.4%로 높여 잡은 데 이어 2개월 만에 다시 상향 조정했다.
보고서는 "올해는 메모리, 아날로그 등 모든 반도체 품목이 매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역별로도 일제히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산업연구원도 19일 반도체 시장에 대해 “신산업들이 반도체를 핵심부품으로 사용함에 따라 반도체 수요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기관에선 공급과잉을 근거로 반도체 시황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메리츠 증권을 시작으로 이달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 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반도체 업황에 대해 잇따라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조지프 무어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사이클이 과열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며 "수요가 감소하면 심각한 재고 조정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도 이와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선 “D램 산업에서 생산 증가율이 수요보다 커진다”라며 “내년 D램 가격은 올해 대비 15∼25%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고는 하지만 수요는 계속되고 있고, 특히 고사양 제품 가격은 꾸준한 양상"이라면서 "반도체시장의 고점 여부를 놓고 또다시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