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 지역 대장주 역할을 하는 고가 아파트들이 속속 전고점을 회복해가고 있다. 이번 정부 최대 규모의 부동산 대책이었던 8·2 대책으로 인한 악재를 1년만에 털어낸 모습이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 삼성동의 홍실아파트 전용 162.47㎡가구는 이달 30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월 29억6000만원에 거래됐던 것이 전고점이었던 이 단지에서 기록된 신고가였다. 송파구 잠실에서는 1기 재건축 아파트 중 하나인 리센츠의 전용 124㎡가 지난달 중순 전고점에 비해 1억원 오른 23억원에 거래됐다.
마스터플랜 발표 이후 시장의 이목이 쏠리는 용산에서도 신고가를 기록한 단지가 나오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용산구 이촌동의 한가람아파트 전용 142㎡는 지난 8일 16억5000만원 거래됐다. 이는 기존의 최고가 거래기록인 15억5000만원보다 1억원이 오른 신고가다.
당장에 신고가를 기록하진 못하더라도 신고가에 근접하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어 하반기 내에는 다시 그간의 일시적 조정국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강남 재건축주의 상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초엔 17억원 초반대였던 시세가 월말에는 6000만원이 오른 17억6500만원에 거래돼 기존 전고점인 18억을 향해 오르고 있다.
이같은 지역 대장주 아파트들의 상승세와 시세회복은 차후 인근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지로까지 번져갈수 있어 서울 전체 아파트 시장의 오름세로 이어질 수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달 첫째주부터 이달 둘째 주까지 6주 연속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는 점이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다만, 일부 단지들의 신고가 기록이 반드시 전체 시장의 열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최근 시장은 일부 단지들이 개별적 호재로 인해 움직이긴 쉽지만 그것이 전체 시장 분위기를 이끄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수요자들이 우려하는 리스크도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일부 단지가 전고점을 넘어섰다하더라도 그것이 꼭 시장 전체의 활황과 이어진다고만 단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