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차이나포비아] 23곳 중 11곳 상폐…투자 기피·불신감 고조

입력 2018-08-0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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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하오란이 최근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면서,또 다시 중국기업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차이나하오란은 1세대 중국 기업으로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2007년 이후 국내에 상장한 중국기업 중 절반 가량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거나 아예 증시에서 사라지게 된다. 중국기업 투자를 기피하는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증)’ 현상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5일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중국 제지업체인 차이나하오란 주권의 상장폐지를 심의·의결했다.

앞서 자회사인 장인신하오폐지가 지난해 말, 17개 폐지회수센터 가운데 16개의 업무가 정지된 사실을 3개월 뒤에 늑장 공시를 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이에 차이나하오란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으며, 거래소는 결국 상장폐지로 결론을 내렸다. 차이나하오란의 이의신청 이후 12월 31일까지 개선 기간이 부여된 상황이다.

5월에는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중국 타일 전문업체인 완리가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됐다. 2011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완리는 2016년 감사보고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검토의견으로 ‘의견거절’을 받아 지난해 거래가 정지됐다. 이어 감사인을 다시 선임하면서 겨우 상장폐지 위기를 넘겼지만 2017년에도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을 받아 결국 증시에서 퇴출됐다. 당시 상장폐지에 따른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소액주주 중 일부는 청와대 청원게시판을 통해 회사의 고의적 상장폐지에 따른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완리, 차이나하오란까지 포함하면 한국 증시에서 상장폐지된 중국 기업은 무려 11곳에 달한다. 2007년 이후 10여 년간 23개 중국 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했는데, 현재 남은 기업은 12개로 모두 코스닥 상장사다. 대부분 기업의 상장폐지 사유가 감사의견 거절이었으며 10년 이상 버틴 기업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2007년 8월 국내 증시에서 최초로 상장에 성공한 3노드디지탈그룹유한공사는 2013년 6월 5일, 같은 해 11월 증시에 입성한 두 번째 중국기업인 화풍방직은 2015년 11월 5일 상장폐지됐다.

2008년에 상장한 코웰이홀딩스유한공사와 연합과기는 각각 2011년, 2012년 증시에서 사라졌으며, 2009년 상장한 중국원양자원, 중국식품포장도 모두 증시에서 퇴출됐다. 이후 상장된 웨이포트, 성융광전투자, 중국고섬도 몇 년 만에 상장 폐지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 몫으로 남았다. 중국고섬은 싱가포르 회계법인 어니스트영(E&Y)이 회계감사 중 은행잔고 불일치를 통보하면서 2011년 3월 22일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2013년 10월 감사의견 거절의 사유로 상장폐지됐다.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1년 중국고섬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국 기업의 회계 투명성을 의심받기 시작했다”면서 “이후 추가적으로 다수의 중국기업들이 상장폐지되면서 중국기업 전체의 신뢰성이 하락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고섬 사건 이후 4년간 중국기업의 국내 증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최근 들어서는 자진해서 상장을 철회하는 중국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5월 14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그린페이퍼머티리얼홀딩스(그린페이퍼)가 최근에 상장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그린페이퍼는 1년 만에 재개된 중국기업의 국내 상장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중도에 포기한 셈이다. 현재 상장을 추진 중인 중국기업은 6월 15일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윙입푸드 한 곳에 불과하다. 윙입푸드는 지난해 6월에도 예비심사를 청구한 바 있지만 같은해 11월 심사를 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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