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5일까지 대만 별도 표기 수정해라”...‘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할 것 요구
2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3개 항공사가 중국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미·중 무역 전쟁의 포화를 피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항공사는 웹사이트에서 기존에 대만행 비행기로 표기했던 것을 타이베이행으로 수정했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있다. 외국 항공사 36곳에 중국시각으로 이날 자정까지 대만을 별도의 주권 지역으로 표기하지 말 것과 대만을 중국 일부로 표시할 것을 요구했다. CNN에 따르면 미 항공사들은 중국 당국의 요구를 거절할 경우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불똥이 튈 것을 염려했고,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받았던 것처럼 제재에 직면할까봐 상당히 고심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메리칸항공 측은 “다른 항공사처럼 아메리칸항공은 중국의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명칭을 변경했다”며 “항공 여행은 글로벌 비즈니스이며 우리는 취항하는 국가의 규칙을 준수한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항공만 웹사이트에 여전히 ‘대만’ 명칭을 수정하지 않은 상태다. 그 밖의 에어캐나다와 루프트한자, 브리티시에어웨이 등 주요국 항공사들도 이미 웹사이트에서 ‘대만’ 명칭을 내렸다.
중국과 대만은 1949년부터 정부를 분리해 각각 통치하고 있다. 1992년에는 ‘92공식’을 발표하며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에 동의하되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으로 서로 다른 명칭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중국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강조하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합법적인 중국 정부는 오직 본토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대외적으로 자국과 외교 관계를 맺는 국가들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할 것을 요구해왔다.
2016년 대만 총통으로 선출된 차이잉원이 ‘유연한 대만 독립’을 주창하고 92공식 인정을 거부하면서 중국과 대만과의 관계가 긴장 국면을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기 싸움에 대만을 지렛대로 사용하면서 지난해 37년 만에 미 대통령과 대만 총통 간의 직접 통화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에 중국이 반발하면서 차이잉원을 총통으로 부를 시 미국과 단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과 주요국 항공사들이 취한 조치는 중국이라는 큰 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