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수수료 인하ㆍ제로페이 '사면초가'… 사장단 "우리가 동네북?"

입력 2018-07-2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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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 수수료 인하 압박을 받는 카드사들이 이번엔 제로페이 등장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수수료가 0%에 가까운 상황인데 '빈 곳간'에서 퍼 줄 수는 없지 않으냐며, 정부가 보다 근본적인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5일 카드업계 따르면 전일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과 7개 전업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는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최근 신용카드업계 현안 및 카드수수료 인하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카드사 사장들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해 수익성이 많이 악화됐다"며 "이미 0%에 가까운 카드 수수료를 더 내리는 건 어렵다"라고 호소했다.

실제 카드사들은 2007년 이후 11년간 카드 수수료율을 9차례 인하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2012년부터는 3년마다 수수료를 재산정하고 있지만, 우대 수수료율은 감독규정 변경만으로 바꿀 수 있어 사실상 매해 내리고 있다.

카드사들은 마케팅 바용을 비롯해 관리비, 조달비용까지 고려하면 역마진까지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7개 주요 카드사의 카드손익률은 2013년 9.9%에서 지난해 7.9%로 떨어졌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4년 총 2조719억 원에서 2016년 1조8761억 원으로 감소한 뒤 지난해 대손 비용이 줄면서 겨우 2조 원대를 회복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양페이ㆍ경남페이 등 '제로페이'까지 상용화되면 카드사들은 먹거리마저 잃게 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민간 사업 영역을 지자체가 뛰어든다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며 "카드사들을 옥죌게 아니라 보다 소상공인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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