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 많아 투자할 때 잘 따져봐야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요즘 느닷없는 오피스텔 투자가치를 놓고 말이 많다.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률 급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오피스텔만 한 투자 상품이 어디에 있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전국이 폭염으로 펄펄 끓어 야단인데 웬 오피스텔 논쟁이냐고 하겠지만 이런 날씨에도 분양을 하는 현장이 적지 않다.
세금 강화 등으로 아파트 투자가 주춤하는 사이 오피스텔 분양 촉진책으로 나온 얘기들이 아닌가 싶다. 인터넷에는 오피스텔 찬양 내용이 가득하다. 기사를 가장한 홍보성 글도 적지 않다.
사실 오피스텔은 새로운 주거형태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1~2인 가구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주거 시설이기도 하다. 아파트는 너무 비싸 접근이 어렵지만 오피스텔은 매입 금액이 상대적으로 낮아 투자 수요가 풍성한 편이다.
세입자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다. 편의시설 등이 갖춰져 있는 공간을 아파트보다 싼값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아파트 못지않은 오피스텔까지 등장해 수요자들이 관심이 높다.
그동안 오피스텔도 엄청 공급됐다.
한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2015년 2만 6673실, 16년 3만 1875실, 17년 3만 579실로 매년 불어나는 추세고 올해는 무려 5만 4721실이 쏟아질 것이라 한다. 내년에도 5만7000여 실이 완공될 것으로 추산돼 과잉 공급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전국의 총 오피스텔은 올해 입주 분까지 치면 얼추 50만 실에 달한다. 이중 사무실로 사용하는 업무용도 있지만 대부분은 주거용이다.
투자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전국 평균 투자 수익률은 5.49%다. 수도권은 서울 4.91%, 인천 6.52% 등 평균 5.25%이고 지방은 이보다 높은 6.51%다.
올 상반기 오피스와 중대형 상가 투자 수익률이 1~2% 대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오피스텔만 한 투자 상품 구하기 쉽지 않다는 분양업자들의 얘기가 틀리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수익률이 높다고 양질의 투자 상품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현재는 수익률이 높게 나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 게다가 투자 수익률이 좋아도 가격이 안 오르면 별로다. 지방 오피스텔은 수익률이 높을지 모르지만 가격 상승 여력은 낮은 편이다.
수익률보다 자산 가치 상승률이 어떻게 되느냐가 투자 포인트다. 임대료를 좀 더 받는 것보다 가격이 올라야 이득이 많아진다.
가격 상승률이 높으면 환금성도 좋아진다. 구매 수요가 풍성해 팔고 싶을 때 쉽게 거래된다는 소리다. 아파트가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이런 장점을 갖추고 있어서다.
오피스텔도 위치가 중요하다. 서울 강남 주요 지역은 가격 상승률이 아파트 못지않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는다. 오래된 건물일수록 더 그렇다.
물론 가격이 전혀 오르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국민은행 자료를 보면 수도권의 경우 올해 5월 기준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는 2억 694만 원이다. 이는 2014년 1억 8499만 원과 비교하면 10.4% 상승했다. 연평균으로 치면 2.6% 오른 셈이다. 최근 3년간 수도권의 연평균 주택 가격 상승률 2.7%와 비슷한 수치다. 아파트 3.6% 보다 못하지만 꽤 좋은 성적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오피스텔 분양가는 매우 쌌다. 잘 팔리지 않아 되도록이면 가격을 낮게 책정했다. 상승률이 괜찮게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이지 싶다.
이 정도면 오피스텔 투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다세대주택보다 수요가 많아 임대 사업용으로 적격이다.
모두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잘 못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적잖게 생긴다.
가격 상승률도 그렇다. 근래 분양된 오피스텔은 당초 분양가가 비싸 그만큼 상승 여력이 적다. 어쩌면 하락할 수도 있다. 분양가가 높으면 투자 수익률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자. 6월 기준 전국 중위권 오피스텔 평균 가격은 1억 5703만 원으로 1월보다 1.1% 떨어졌다. 서울은 0.1% 빠진 2억 135만 원이다. 지방은 무려 23.1% 추락했다.
오피스텔 구매 수요가 한정적이어서 가격 탄력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위치가 좋은 오피스텔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대 수요가 적은 곳이나 주변에 새로운 주거 시설이 자꾸 건설될 수 있는 지역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수요자들은 새집을 좋아하는 성향이 강해 새로운 주택이 자꾸 나오면 헌집은 경쟁력이 떨어진다.
아파트 형태로 지었다면 몰라도 흔한 원룸 구조는 유행을 탄다. 구식은 외면을 받는다는 뜻이다.
위치가 좋은 지역도 웬만큼 오피스텔이 공급됐다. 지금으로서는 공급 과잉 기류가 강하다.
이런저런 상황을 감안할 때 판촉용 정보를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신문기사도 마찬가지다. 분양 촉진을 위해 교묘하게 분위기를 띄우는 광고성 기사가 적지 않다. 자칫했다간 미끼에 물리기 십상이니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