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지역페이도 사용빈도 낮아… “각종 결제시스템 통합” 목소리
2019년 최저임금 인상에 소상공인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정치권과 정부가 ‘제로페이’를 도입하겠다고 나섰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페이 서비스를 소비자들이 얼마나 쓸지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로페이는 중소벤처기업부가 5월 연내 도입하겠다고 밝힌 ‘소상공인페이’를 각 지자체의 지역페이와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결제 과정에서 신용카드사나 밴(VAN)사를 거치지 않아 결제수수료를 0%대로 낮출 수 있다. 영세 소상공인들이 느끼는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를 줄이는 간편결제 수단이라고 중기부는 홍보해 왔다. 권대수 중기부 소상공인정책관은 “다음 주 안으로 중기부, 국세청, 금융위 등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각종 페이 앱이 난립한 가운데 소비자들이 제로페이 앱을 깔고 소상공인 영업장에서 실제 이 결제 수단을 쓸지는 불투명하다. 수원 영동시장 내 ‘28청춘 청년몰’ 점주들도 실효성에 대해서 의문을 표했다. 28청춘 청년몰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만 39세 미만으로 입주가 제한된 청년몰인 만큼 5월 20일부터 수수료가 0원인 간편결제 서비스 ‘유비페이’가 도입됐다. 하지만 4일 기준 19개 점포에서 사용 건수는 0건이었다. 송혜령 28청춘 청년몰 대표는 “우리 점포에서는 설치 이후 5건 사용됐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20일부터 카카오페이가 19개 점포에 일괄 도입된다”며 “유비페이, 카카오페이가 이미 도입돼 있는데 제로페이가 따로 도입되는 것보다 각종 페이들이 통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로페이가 또 하나의 탁상행정이 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노동·인력·환경 분과위원회 위원장은 “최저임금 인상의 어려움을 완화할 수 있다면 긍정적”이라면서도 “관 주도의 탁상행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발행되는 온누리상품권도 ‘상품권 깡(현금화)’ 문제로 몸살을 겪고 있는 것처럼 관이 주도해 ‘소상공인 패싱’을 하면 부작용은 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 주도로 TF를 만든다면 소상공인연합회도 TF에 참여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다음 주 TF가 발족하는 가운데 QR코드 등 인프라 구축 비용을 누가, 어떻게 부담할지도 아직 논의되지 않은 상황이다. 중기부는 관계자는 “6월에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13개 핀테크 업체를 불러모아 피칭대회를 열었으나 민간과 어떻게 협업할지는 논의 중”이라고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