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경 여금넷 회장 “은행들, 채용때 조직적으로 남녀비율 조작”

입력 2018-07-06 11:29수정 2018-07-0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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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은행 채용비리 사태를 통해 정규직 채용 시 남녀 비율을 사전에 조직적으로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 여성 임원을 늘리자는 주장을 하면 여전히 ‘역차별’이라는 말이 나오는 데, 이는 남성 중심 문화의 산물이다.”

여성가족부가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평등을 일상으로!’를 주제로 개최한 제23회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은 김상경 여성금융인네트워크 대표가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금융권의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여성 임원 30% 만들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00년대 초 여성 은행 지점장이 배출되면 신문에 대서특필되던 시절에서 최근 비중이 6~7%대로 올라왔다”면서도 “여전히 임원급 이상 여성은 1%도 채 되지 않고, 현재 금융지주사, 은행, 증권사, 보험사에 종사하는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여성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여성의 금융권 진출 문턱은 예전보다 넓어졌지만 출산 후 경력단절 등의 이유로 임원급 진출은 가뭄에 콩나듯 하는 상황에서 경력단절을 막을 방지책을 마련하고 여성 경영인 육성 프로그램도 적극 지원해 줘야 한다”며 “이는 출산율과도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선진국들은 이사회에 여성이 30%는 있어야 조직이 변화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 여성을 상징적으로 1명만 두는 게 아니라 30%를 채울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사들이 여성 임원 채용 실태 등을 경영평가 항목에 반영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일본 아베 정부가 ‘2020년까지 상장 기업의 여성 임원이 30%이상 되게 하라’는 캠페인 실시 이후 최근 비중이 6.9%에 달해 우리보다 2.5배 정도 올라왔다”며 “일본 연기금이 여성 임원 비중이 높은 기업에 평가를 좋게 해 투자를 늘리다 보니 민간이 움직이는데 이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상경 여성금융인네트워크 회장은 성균관대를 졸업한 후 1975년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서울지점 행원으로 금융권에 입문했다.

한국 최초의 여성 외환달러로 일한 김 회장은 이후 아메리칸익스프레스뱅크 서울지점 이사, 뱅크오브차이나 서울지점 자금부장·치프 딜러(Chief Dealer) 등을 역임했다.

서울시 금고전문위원, 금융감독원 금융제재심의위원회 위원, 기획재정부 투자풀운영위원회 위원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며 2003년 여성금융인네트워크를 설립해 여성 금융인의 역량 강화와 여성 인력에 대한 금융권 인식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이 열린 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김상경(가운데) 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에게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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