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200선까지 미끄러진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증시 이탈이 5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6월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로 올들어 월별로 가장 많은 금액을 순매도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월 한 달동안 1조5870억 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들은 2월부터 5달째 한국 주식을 처분하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지수 상승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연기금도 6월 한 달간은 2043억 원을 순매도한 점 역시 눈에 띈다. 그동안 증시 하락은 외국인이 주도로 하락한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기관과 외국인이 동시에 순매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금 이탈 원인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이 꼽힌다. 한국 경제의 높은 교역 의존도는 투자심 위축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달러의 가치가 급등했다. 통상적으로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한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환차손을 우려해 주식을 매도하려는 움직임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국내 증시에 반영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양국이 결론적으로 판세를 파국으로 몰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찬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시장이 악재에 너무 과도하게 반응했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를 돌이켜보면, 현 수준까지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했을 경우 지수는 추가적인 하락보다는 단기 반등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선승범 유화증권 연구원도 “관세 부과를 전후로 원화의 약세요인은 지속적으로 위협을 받겠지만 달러화 강세는 재정수지와 경상수지 적자 지속으로 제한되는 만큼 환율의 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