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가치, 6개월 만에 최저…환율 이용해 미국에 보복 조치 추측 나와
27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당 위안화 가치는 이날 장중 6.6145위안으로 지난해 12월 19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CNBC는 미국과의 무역 긴장 관계에서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과거 미국 정부로부터 수출 업체들을 돕기 위해 통화를 의도적으로 조작해왔다는 비난을 받았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중국 상품을 세계 시장에서 더 싸게 판매할 수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위협했으나 실제로 중국 통화는 몇 해 동안 상당히 안정적이었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낮추자 일각에서는 환율을 통해 보복 조치를 펼친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4월 17일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낮춘 것이 이러한 시각이 나타난 계기라면서 월가를 중심으로 중국의 ‘통화 무기화’가 언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브래드 셋츠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미국과 같은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가운데 그 규모가 대미 총 수입액에 근접하면서 관세 이외의 수단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은 중국 내 미국 기업 활동에 제한을 가하는 방안이 있다”며 “통화 약세로 중국 경제에 가해진 고관세의 악영향을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과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정반대로 향하면서 위안화 약세가 새로운 갈등 요소가 될 위험은 남아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점진적으로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있으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긴축 속도를 높이고 있다. 러스킨은 “중국은 최근 지급준비율을 낮췄다. 이는 실질적인 완화 조치”라며 “무역과는 별개로 큰 격차”라고 언급했다. 콜린 하트 BNP파리바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국이 통화 가치를 낮추면 미 행정부는 이를 부정적 반응으로 보고 긴장감을 높일 것”이라면서 “만약 중국이 분명한 이유 없이 위안화 가치를 평가절하한다면 미국은 이를 무역 목적 때문이라 주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환율 전쟁에 대한 ‘음모론’의 진위를 차치하더라도 세계 2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치열해지면서 시장이 다양한 위험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