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멸균장갑ㆍ밴드ㆍ거즈 재포장 판매는 불법"

입력 2018-06-2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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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제조업자가 만든 멸균장갑 등 의약외품의 화학적 변형 없이 단순히 재포장을 하더라도 불법 행위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모(48) 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고 27일 밝혔다.

임 씨는 2009년 4월 경기도 이천에 무허가 사업장을 차리고 다른 의약외품 제조업자가 만든 멸균 장갑과 멸균 밴드, 멸균 밴드 등을 재포장해 항공사, 도소매업체, 소비자 등에 판매한 혐의(약사법상 미신고 의약외품 제조 및 판매)로 기소됐다.

임 씨는 다른 제조업자의 제품을 재포장하는 방식으로 2014년 10월까지 1억2800만 원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임 씨는 재포장한 의약외품에 허위 내용을 기재하고, 모기 기피제를 제조한 것처럼 거짓 광고를 한 혐의도 받았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다른 의약외품 제품의 재포장 행위가 제조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임 씨 측은 다른 제조업자로부터 완제품을 납품받아 종이박스에 포장하거나 별도로 마련한 구급함에 넣어 판매를 하였을 뿐인 만큼 의약품 제조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1심은 "일반인의 인식 가능성에 비춰보면 임 씨의 행위는 의약외품을 제조에 해당한다"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제품의 성상이나 용법 등이 변경되지 않아 의약외품 제조행위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허위 광고 등은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면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임 씨의 회사를 제조업체로 오인하거나 원래의 제품과 동일성을 상실해 별개의 제품으로 여길 가능성이 크다"며 1심과 같이 제조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2심 재판을 다시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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