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된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심의와 관련해 국제회계기준(IFRS)의 기본인 전문가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가 고의 분식회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 회계기준 환경이 IFRS로 변경됐는데, IFRS의 가장 기본이 되는 뼈대는 전문가 판단을 중시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IFRS를 100% 채택한 몇 안 되는 회계 선진국에 걸맞게 이번 삼성바이오 문제도 결론이 났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최 회장은 “IFRS의 가장 기본이 전문가 판단에 근거한다는 것인데, 이를 다른 전문가가 심의한다는 건 IFRS 자체에서 용납이 안 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어떤 팩트(사실) 조작이라든지, 연결하는 논리구조 조작이라든지, 포뮬라(공식)를 위조했다고 한다면 그건 물론 회계처리가 잘못된 것”이라면서 “문제가 없는데 전문가의 다른 의견이 있다고 의문을 제기해 결론을 내는 건 IFRS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2016년 당시 삼성바이오의 감리를 맡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회계사회에서 약식으로 감리했는데 똑같은 원칙으로 했다”고 했다.
이어 “(본인의 답변은) 관계사와 종속회사 부분만 말한 것”이라면서 “공시를 안했다는 거라든지 평가부분 문제는 금융감독원에서 정밀감사해서 어떤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는지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에 판단을 유보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젠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의도에 대해 임의적으로 해석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있을 수 있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당시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에 대한 기대감만 있어도 관계회사로 전환할 수 있다”면서 “당시 기대수준은 회계 상황을 판단한 전문가를 믿는 것이 맞지만, 바이오젠 의도가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 지는 잘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