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가 본 한국경제] "대기업집단 경제력 집중, 창업 기업 발전 가로막아"

입력 2018-06-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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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성장 과정서 핵심적 역할…이제 낙수효과 사라지고 문제점 유발"

▲지난달 1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8 세계 노동절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일 ‘한국 경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대기업집단에 과도하게 집중된 경제력이 신규 창업의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제 성장 과정에서 수출을 주도하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왔고 현재도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지만, 대기업집단의 국제화가 진전되고 기술집중도가 높은 제품 위주로 주력상품이 재편되면서 ‘낙수효과’가 거의 사라지고, 오히려 다양한 문제점을 유발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OECD는 대기업집단으로 과도하게 경제력이 집중된 데 따른 역효과로 신규 창업 위축과 주주 이익 침해, 부패를 지목했다.

OECD는 “기업가 정신과 창업 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불공정 거래 관행을 초래해 경쟁과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다”며 “또 총수 일가가 낮은 지분으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며 소유구조의 왜곡을 초래하고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력 집중으로 총수 일가의 영향력이 정치계, 언론계, 법조계까지 확대되며 부패를 초래할 가능성도 확대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OECD는 이 같은 문제들이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한편, 한국 경제 미래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OECD는 혁신과 포용적 성장을 위해 대기업집단으로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고, 중소기업과 공평한 경쟁의 장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수입·외국인투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와 상품시장 규제 자유화를 통한 경쟁 강화,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및 사외이사 비중 확대, 기존 순환출자 단계적 해소 및 전자투표제 의무화 등을 통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제시했다.

아울러 OECD는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설계하고 생태계를 개선해 중소기업의 역동성 강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우선 OECD는 한국 정부가 중소기업을 혁신의 동력으로 삼는 패러다임을 제기한 데 대해 “고용의 대부분을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의 포용성 증진과 빈곤 감소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중소기업의 낮은 생산성은 중소기업의 혁신을 통한 성장과 고용창 출이라는 정책적 목표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론 높은 수준의 규제와 규제의 불확실성, 성장단계별 자금조달의 어려움, 과도한 정부 지원, 노동력 부족을 중소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제약요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OECD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으로 개편과 규제 샌드박스 도입, 민간 대출기관에 기업의 기술력을 분석·제공하는 공공기관 확대를 통한 중소기업 기술금융 대출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OECD는 “중소기업 지원제도의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지원 졸업제도를 도입해 지원제도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중소기업 인력부족 해소를 위해서는 직업교육의 품질을 개선하고, 공급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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