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커피 제국’으로 키운 슐츠 회장 일선 퇴진…대선 출마하나

입력 2018-06-05 08:43수정 2018-06-0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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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6일 물러나·정치 입문 첫 직접 시사…평소 사회적 책임 강조

▲2015년 3월 18일 하워드 슐츠 당시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가 시애틀 스타벅스 본사에서 주주들과 연례행사를 갖고 있다.시애틀/AP연합뉴스
스타벅스를 세계 최대 커피 체인으로 키운 하워드 슐츠 회장이 이달 말 회사를 떠난다. 슐츠가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에 그가 다음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슐츠는 스타벅스 회장직을 26일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슐츠의 은퇴 결정을 두고 그가 오는 2020년 미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망의 배경에는 그가 잠재적인 민주당 후보로 자주 거론돼왔고 슐츠 자신도 정치적 목소리를 크게 내왔다는 점이 깔려있다.

슐츠 회장은 이날 NYT와의 인터뷰에 “우리 사회의 심각한 분열과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입지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있다”며 “내가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다음 역할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정확히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공적인 역할도 선택지 중 하나지만 미래에 대한 선택을 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고 확답을 피했다.

슐츠가 자신의 정치 입문 가능성을 직접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슐츠가 2016년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날 때도 정치 입문을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전망이 많았다. 당시 슐츠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 내각에 들어가 일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슐츠는 1982년 시애틀의 작은 커피 가게였던 스타벅스에 마케팅 책임자로 입사했다. 이후 30년 간 스타벅스를 전 세계 77개국 2만80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시켰다. 슐츠는 2016년 12월 CEO 자리를 케빈 존슨에게 넘기고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해왔다.

스타벅스 CEO로 있으면서 슐츠는 인종 간 분쟁 해소, 지속가능성 등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을 지지하고 스타벅스 직원들이 무료로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등록금을 지원했다. 또 저소득층이 많이 사는 지역에 매장을 열었으며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슐츠는 2016년 CNN과의 인터뷰에서 “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 뉴욕 브루클린 빈민가에서 태어난 슐츠는 참전 군인이자 택시 운전사인 아버지를 보며 자랐다. 그가 모든 직원에게 건강 혜택을 제공하는 등 복지에 신경쓰는 이유다.

그는 정치에 비판적 목소리도 꾸준히 냈다. 지난달 미 워싱턴에서 열렸던 애틀랜틱 카운슬 행사에서 슐츠는 ‘고립주의’와 ‘민족주의’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해 9월 트럼프 행정부가 무슬림 7개국에 입국 금지 명령을 내렸을 때도 슐츠는 “75개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1만 명의 이민자를 채용하겠다”고 밝히며 반기를 들었다. 트럼프를 겨냥해서는 “매일 같이 혼란을 만들어내는 대통령”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호평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필라델피아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지난 4월 주문을 하지 않은 채 앉아있었다는 이유로 두 흑인 남성이 체포된 것과 관련해 스타벅스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슐츠는 인종차별 논란에 직접 사과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이 일로 지난달 예정이었던 슐츠의 은퇴가 한 달 늦춰지기도 했다고 NY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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