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LG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경쟁 불붙었다

입력 2018-05-3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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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머티즘관절염 치료 바이오시밀러 '엔브렐' LG화학은 日판매ㆍ삼성은 첫 출시 유럽서 승승장구

LG화학이 류머티즘 관절염치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일본 판매에 나서면서 삼성과 LG의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경쟁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LG화학에 따르면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에 쓰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에타너셉트 BS(일본제품명)’의 일본 판매를 시작한다. LG화학은 앞서 올해 3월 ‘유셉트’라는 제품명으로 이 제품의 국내 판매 허가를 받았다. 오리지널약은 다국적제약사 암젠이 개발해 화이자가 판매하는 ‘엔브렐’로 연 9조8000억 원 규모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이다. 시판되는 바이오의약품 중 ‘휴미라’ 다음으로 큰 규모다.

LG화학은 2012년부터 일본의 모치다제약과 공동 연구개발 및 현지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및 일본 진출을 동시에 준비해 왔다. LG화학이 오송공장에서 완제품을 생산해 일본에 공급하면 모치다제약과 판매 협약을 체결한 아유미제약이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현재 일본에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 건 LG화학이 처음이다. LG화학은 아유미제약의 판매 역량과 오리지널약보다 저렴한 약가를 경쟁력으로 내세워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로 암젠이 엔브렐로 독점 중인 4000억 원대 일본 에타너셉트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LG화학의 첫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판매가 시작되면서 해외 시장에서 삼성과 LG의 바이오시밀러 격돌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들은 건강보험 등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한 국내보다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성장성이 높은 유럽, 일본, 미국 등에서 승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같은 오리지널약(엔브렐)에 대해 삼성과 LG가 각각 전 세계 의약품 2위 유럽과 3위 일본 시장에서 ‘퍼스트무버’로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관전 포인트’다.

LG화학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의 성공 본보기는 이미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016년 출시한 첫 바이오시밀러인 ‘베네팔리’는 엔브렐이 독점하고 있던 유럽 에타너셉트 시장을 선점, 점유율이 20%대를 넘어서며 승승장구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럽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의 최근 실적발표에 따르면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억2090만 달러(약 1302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6530만 달러, 약 703억 원)보다 85% 증가했다. 베네팔리가 최초로 개발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인 데다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중에서 유럽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만큼 시장 독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산도즈의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에렐지’가 작년에 출시됐으나 점유율 1% 수준으로 미미해 현재까지 베네팔리는 퍼스트무버로서 지위가 확고하다”며 “이는 바이오시밀러 초기 시장에서 누가 먼저 허가를 받고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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