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혜 국제경제부 기자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한 위기의식이 커진 것은 지난달부터다. 중국이 폐기물 수입 금지 조치를 확대하면서 ‘쓰레기 대란’이 일었다.
이는 플라스틱 사용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최근에는 비닐봉지와 포장재에 이어 빨대로 그 관심이 커졌다.
플라스틱 빨대는 재활용이 어렵다. 작고 가벼운 특성 탓이다. 국내에서는 재활용품이 아닌 일반쓰레기로 분류한다.
해양오염의 주범이기도 하다. 야생동물보존협회에 따르면 플라스틱 빨대는 해변 청소 중 가장 많이 발견되는 10개 항목에 꼽힌다. 코스타리카 바다거북의 코에 박힌 빨대는 그 심각성을 보여줬다.
영국 정부는 올해 안에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글로벌 기업도 나섰다. 녹색 빨대가 상징적인 스타벅스는 영국 내 951개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치웠다.
미국 알래스카항공은 7월부터 승객에게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항공사 중 첫 사례다. 메리어트, 포시즌스 등 글로벌 호텔 체인들도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할 예정이다. 필요한 경우에는 종이 빨대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익숙한 편리함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맥도날드는 전 세계 3만6000개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고자 대체재를 찾겠다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올렸으나 부결됐다. 포장 대기업 테트라팩은 음료수 팩에 부착하는 종이 빨대를 개발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플라스틱 빨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한 환경운동가는 “빨대는 사람들의 생활양식에 지장을 주지 않고 쉽게 포기할 수 있는 물건”이라고 강조했다. 빨대를 쓰지 않는 것은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무게 중 단 0.01%를 차지하는 인간이 전 지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작은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