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중동 수주, 1년새 반토막...‘高유가 무색’

입력 2018-05-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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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기조로 중동발(發) 수주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도 국내 건설업체의 중동 수주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반 토막 난 상황이다.

1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11일 기준)까지 국내 건설업체가 중동에서 수주한 금액은 37억 달러(3조9404억 원)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감소한 수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유가 상승은 중동 산유국 공사 발주로 이어진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들이 재정 상태가 호전되면서 인프라와 산업설비 발주를 늘리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수주 실적은 유가 수준에 비례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두바이유 가격이 100달러 내외로 유지되던 고유가 시기인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 건설업체의 연간 해외 수주 실적은 평균 638억 달러였다. 두바이유 가격이 45~65달러 수준이 된 2015년 해외 수주 실적은 461억 달러로 움츠러들었다. 이후 40달러 수준의 저유가 기조가 유지되며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282억 달러, 290억 달러 실적을 거뒀다.

최근 유가는 상승세를 타며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인 73.7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연구기관들은 올 초 고유가 기조에 따라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수주 실적이 최소 350억 달러에서 최대 400억 달러까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중동 수주 부진에 따라 현재까지 전체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한 131억 달러에 그쳤다. 이 기조대로면 올해 실적은 300억~320억 달러 수준에 머무르게 된다.

그나마 아시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현재까지 아시아 실적은 77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42% 증가했다. 장기간 저유가로 중동에 편중된 해외 수주가 문제되자 건설업체들이 성장 중인 아시아 시장에 힘을 쏟으며 좋은 결과를 올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달 들어서도 롯데건설이 캄보디아에서 은행 건물을 신축하는 570억 원 수주를 따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 “중동의 경우 하반기에 발주를 본격화할 예정이기 때문에 지금 성적만 가지고 올해를 예측하긴 어렵다”며 “다만 최근 미국이 이란 핵협정을 탈퇴하면서 중동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에 업계의 고민이 깊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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