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새 세배 급등...결국 해프닝으로 끝나
현대상선의 주가 급등의 의혹은 지난해 4월 중순과 5월말 불과 40일 사이에 주가가 세배 가까이 폭등한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현대상선에 따르면 당시 굿모닝신한증권 창구를 통해서만 4월12일부터 26일까지 외국계 펀드와 사모펀드 등을 통해 주식 218만9000주가 집중 매수됐다. 이 후에도 같은 증권사 창구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져 현대상선의 주가는 5월31일 한때 1주당 6만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는 지난해 4월11일 1주당 2만2750원으로 52주 최저치를 기록한 것에 비해 두배 이상 뛴 것.
이에따라 현대상선은 그 배후가 누구인가를 금융당국에게 조사를 요청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현대상선이 금감원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자 마자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역시 굿모닝신한증권 창구를 중심으로 6월7일까지 244만5000주가 순매도돼 주가가 급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특정 한 증권사 창구를 통해 대량 매도와 매수가 이뤄져 주가가 급등락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은 외부 주가조작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현대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외국계를 동원해 현대상선 지분 매수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설이 파다하게 나돌았다.
현대상선은 주가 조작 배후를 직접적으로 현대중공업이라고 지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2006년 현대상선 지분을 외국계로부터 대량 매입해 현재까지도 최대주주의 자리에 올라 있기 때문에 이러한 설들은 설득력을 얻기에 충분했다.
시계를 되돌려 2006년 4월로 되돌아가 보면 골라LNG의 계열인 제버란 트레이딩이 현대그룹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 지분 17.18%를 인수하고 역시 같은 계열인 스타벵거가 7.44%를 소유한 이후 이를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이 시간 외 거래를 통해 이를 전량 매입해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로 떠올랐다.
이후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유상증자와 우호지분 확보에 전사적인 힘을 기울여 왔다.
재계에서는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과 정몽준 의원이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을 놓고 격돌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현대상선 주가급등과 관련 현대그룹이 현대중공업으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느껴 정확한 실상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게 아니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 현대중공업은“2006년 현대상선 지분매입은 외국계로부터 현대그룹의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행한 것이며 금감원의 주가조작 조사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러한 의혹 속에 출발한 현대상선 주가조작 급등관련 조사는 무혐의로 결론나 당시 상황은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