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미 서브프라임 사태가 불거지면서 글로벌 증시는 끝없는 추락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시장과 디커플링 될 것이라 믿었던 신흥시장 역시 급격한 조정에 시달려야 했고, 특히 국내 투자자 들이 다수 투자하고 있는 중국 시장 역시 인플레이션과 긴축정책 등으로 조정세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투자자들의 엄청난 기대를 안고 출발한 미래에셋의 '인사이트펀드' 역시 연초 이후 20% 넘는 손실을 기록중이다.
현재 국내에는 중국펀드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중동아 프리카 펀드, 러브펀드(러시아,브라질), EMEA(동유럽, 중동, 아프리카)펀드, 프런티어 마켓펀드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펀드들이 출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 양에 비해 그 성과는 아직 미비하며, 앞으로도 그 성공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런 다양한 해외펀드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 그 장기 성장성을 전망해 보는 시리즈를 마 련했다. (편집자 주)
브릭스펀드, "높은 성장성과 분산투자 효과"
연초이후 수익률 평균15% 하락…중장기적 상승을 위한 '건강한 조정'
"과거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이머징마켓은 독감에 걸려 앓아누웠다. 그러나 지금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이머징마켓은 티슈와 감기약을 건네는 여유로움이 있다."
지난 2월 26일 세계 최대 규모의 브릭스(BRICs)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슈로더글로벌의 앨렌 콘웨이 이머징마켓 주식운용총괄장이 한 말이다.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후폭풍 이후 믿을만한 투자처로 떠오른 이머징마켓에 대한 각종 투자상품들이 주류를 이루며 세계경제의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높은 성장성과 분산투자 효과를 겸비한 브릭스(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시장은 글로벌경제 악화로 꽁꽁 얼어붙은 투자심리에 대처할 새로운 투자방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브릭스 시장은 3월과 8월의 조정에 이어 11월 이후 세번째 조정장세를 보였다.
이와관련 전문가들은 이런 조정은 구간별 단기 급등 상황을 감안할 때 밸류에이션 부담해소를 위한 차익실현의 성격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 재차 반등세를 보일 경우 최근의 조정은 중장기적 상승을 위한 '건강한 조정'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각종 외부악재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하던 브릭스펀드 수익률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브릭스펀드 역시 어쩔수 없다'는 우려 역시 제기됐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브릭스펀드의 평균수익률은 연초이후 -15%를 초과하는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브릭스펀드 상품 중 가장 높은 수탁고를 자랑하는 '슈로더브릭스주식형'의 경우 연초이후 -12%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 외에 'NH-CA파워브릭스주식Class A 1'이 -9.08%의 하락률로 가장 양호한 성적을 나타냈다. 하지만, '미래에셋BRICs업종대표주식형자 1C-C'와 '미래에셋 BRICs업종대표주식형자 1C-Ce'의 경우 각각 -19.17%, -19.12%로 브릭스관련 펀드상품 중 최하위권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브릭스펀드의 향후 전망은 긍정적이다.
최근 글로벌 경제악화로 브릭스펀드를 비롯한 대부분의 펀드상품들의 수익률이 바닥권을 기록했다며, 단일국가 투자상품 대비 브릭스펀드의 상품은 4개 국가의 분산투자에 따른 시너지효과로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에게는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하는 펀드수익률에 비관하기보다는 브릭스 4개 국가가 지닌 지역적 성장가능성과 저점 분할매수 관점에 맞춰 장기적인 투자를 시행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지금 당장의 불안정한 증시만을 보고 성급한 환매를 결정하기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이머징마켓 투자와 안전성 위주의 선진 국가 투자를 병행한 분산투자로 접근할 것을 권했다.
한국펀드평가 정태진 연구원은 "브릭스펀드의 전체적인 수익률 하락은 시장악화에 따른 중국증시 침체가 주된 원인"이라며 "상대적으로 중국과 브라질의 비중이 높고 인도와 러시아의 비중이 적은 브릭스펀드 상품들의 수익률은 중국지역의 투자에서 발생한 적자를 브라질 지역의 투자 수익률로 메꿔주는 격"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정 연구원은 "현재 미국발 신용위기에서 자유로운 국가는 없으며, 상대적으로 얼마나 더 피해를 입는가의 여부에 달려있다"며 "불안정한 국제증시 속에서 수익성에 치우친 이머징마켓의 몰빵보다는 타 지역국가에도 분산투자한 안전성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나대투증권 손명철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중국펀드의 수익률 급락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기대를 걸던 이머징마켓 투자마저 최근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며 "현재 브릭스 펀드의 수익률이 적자상태이지만 점차 반등을 꾀하면서 중국과 인도 지역의 투자에서 견조한 성장펀더멘털을 찾을 수 있을 것 "이라고 예측했다.
삼성증권 조완제 연구원은 "지금 당장은 원자재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등으로 브라질과 러시아지역에 메리트가 있겠지만 장기적 관점으로 볼때 바닥권을 지난 중국과 인도의 상승 개선 의지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며 예측했다.
조 연구원은 또한 "인도는 IT업종, 브라질은 자원개발, 중국은 수출에서 내수로 이동하는 경제성장, 러시아는 외국인투자 위주로 초점을 맞춰 접근해야 한다"며 "이처럼 같은 이머징마켓이지만 각기 다른 투자포트폴리오를 가진 4개 국가들의 투자가 바로 브릭스펀드가 가진 큰 장점으로 향후 효과적인 투자처로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