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이래 최대 인사이동에도 백인 남성 중심 구조 여전
이날 이뤄진 페이스북의 인사 개편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이다. 페이스북은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에 사용자 정보가 유출된 사건과 2016년 미 대선 당시 러시아에 의한 가짜뉴스 의혹 등으로 곤욕을 치르면서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변화를 꾀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제품 및 엔지니어링 조직을 3개 부문으로 재구성했다. 새 조직의 제품 관리 임원 15명 중 대다수는 백인 남성이며 여성은 단 한 명에 불과하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앱과 왓츠앱, 인스타그램, 메신저 등 페이스북의 소셜미디어 앱을 관리하는 ‘앱패밀리’의 수장으로 크리스 콕스 최고상품책임자(CPO)를 임명했다. 이 그룹은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한다. 각 앱의 책임자로 구성된 앱패밀리팀에는 여성이 없다. 전 세계 50억 명이 이용하는 4개 앱의 엔지니어링과 인공지능(AI) 인프라를 전부 남성이 주도하게 되는 셈이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AI, 블록체인 등 미래를 위한 신기술에 집중할 ‘뉴플랫폼·인프라’팀도 남성으로 구성됐다. 광고와 인사, 보안 및 성장에 중점을 둔 ‘중앙제품서비스’팀에만 여성이 한 명 포함됐다.
IT전문매체 리코드도 3개 팀의 조직도를 제시하며 페이스북의 거의 모든 제품 및 엔지니어링 임원이 남성이라고 꼬집었다. 페이스북 측은 페이스북 앱의 동영상 서비스를 담당하는 피지 시모, 페이스북앱 제품 책임자 줄리 주오 등 여성 관리자도 있다고 변명했다.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경영 부문에서 활동하는 여성 임원도 있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매년 발표하는 다양성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임원의 비중은 28%에 그치고 있으며 기술 영역에서는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인정했다. 현재 페이스북 이사회 9명 중 여성은 2명뿐이다. 흑인은 단 1명으로 올해 초 처음으로 영입됐다. 백인 남성이 절대다수다.
이날 인사 개편이 발표된 후 트위터에서는 페이스북의 ‘백인 남성 쏠림’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한 이용자는 “이러한 시대에 모두 남자라니 페이스북은 진심인가”라고 썼다. 또 다른 이용자는 “성별 다양성도, 인종 다양성도 없다. 페이스북의 인사 쇄신이 다시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