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국내증시에 돌을 던진 건 미국이 아닌 중국과 유럽이었다.
이날 중국상해지수는 4% 이상의 급락세를 보였고 유럽에서는 자산규모 기준 최대 은행인 UBS가 당초 예상치보다 많은 190억 달러의 자산을 상각했다는 소식이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또 한편, 이 같은 이유 뿐 아니라 월초 윈도드레싱에 따른 반작용, 단숨에 1700선으로 달려온 상승 피로감이 오늘 증시 하락의 원인이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지닌다.
지난달 18일 FOMC 회의 금리인하 이후 잠잠하던 미국의 뒤를 이어 중국이 국내 증시를 괴롭히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국내 증시는 중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했던 중국 당국의 증시부양책이 나오지 않아 개인투자자들은 투매에 가깝게 주식을 내던지고 있다.
바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중국증시는 3000선 하회도 각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건 중국의 성장세가 완전히 꺾이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 단지 수급 불균형에서 비롯된 단기 현상으로 봐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역으로 지금이 중국시장에 투자해야할 적기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지닌다.
우리투자증권 북경리서치센터의 주희곤 연구위원은 "중국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중국 A 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고 70배에서 20배 내외로 떨어졌다"며 "중국경제가 저성장으로 변화하지 않고 중국 기업의 수익성이 급격히 하락하지 않는다면 현재 수준은 매력적인 구간이며 이제는 중국 주식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위원 역시 "동일한 형태의 자산 시장 내에서 중국경제나 중국증시의 투자 메리트를 넘어설 수 있는 대안을 찾기란 쉽지 않다"며 "비록 지금은 중국 경제와 주식시장이 짧은 기간 동안의 압축 성장과 가파른 상승에 따른 후유증을 겪고 있고, 글로벌 증시 역시 이에 대한 부담을 당분간 떠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제 더 이상 중국을 배제하고 글로벌 경제나 증시에 대한 논의 자체가 불가하다는 사실은 중국에 대한 명쾌한 투자 판단을 제공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당분간 주식시장은 소강 국면 속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과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이며, 매크로에 대한 불안감과 극도의 공포 국면은 지났다는 안도감이 한판 힘겨루기를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그는 "추가 상승 시도와 기술적 조정 압력간의 세 싸움 역시 증시를 좁은 범위 내에서 등락하게 만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다이내믹하지 못한 흐름이 되겠지만 악재의 점진적인 소화와 상승 에너지 비축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현 중국시장의 하락세는 펀더멘털 훼손으로 보기 보다는 수급적인 면과 심리적인 면이 크기 때문에 중국시장의 향후 전망에 대해 의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중국당국도 증시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중국 증시는 바닥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