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회계법인으로부터 적정성 인정…회계처리로 얻은 실익 없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감독원이 '회계처리 위반' 잠정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 "분식회계가 아니다"라고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또 향후 입장 소명을 진행한 후 회계위반으로 최종 결정이 날 경우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심병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는 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외부전문가와의 협의를 통해 IFRS(국제회계기준) 기업회계기준을 충실히 이행한 것일 뿐 분식회계가 아니다"라며 "해당 회계처리로 어떠한 부당한 이득을 취한 바 없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전날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 결과 회계처리 위반이 있었던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이 같은 내용을 회사와 외부감사인인 삼정ㆍ안진회계법인에 통보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참여연대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상장 전 분식회계 문제를 제기했고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대상으로 지난해 3월부터 약 1년간 특별감리를 벌여왔다.
이번 감리의 핵심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말 결산 실적 반영 시 IFRS(국제회계기준) 기업회계기준서에 의거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꿀 때 관련 회계기준을 위반했는지 여부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에피스의 지배력을 상실했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변경해 흑자 전환했다. 금감원은 이를 회계기준을 위반한 분식회계 행위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에피스의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한 근거는 바이오에피스를 공동설립한 다국적 제약사인 바이오젠이 현재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지만 바이오에피스의 연구 개발 사업이 성공할 경우 설립 당시 맺은 콜옵션을 행사하면 지분율을 50%-1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다시 말해 94.6% 지분을 가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일부를 싼값에 확보해 공동으로 바이오에피스를 경영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5년 10월(한국)과 2016년 1월(유럽)에서 엔브럴 시밀러, 2015년 12월(한국)에는 레미케이드 시밀러의 제품 판매 승인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바이오젠은 2015년 2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후 2015년 하반기에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레터를 송부했다. 바이오젠은 지난달 24일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최대 49.9% 확보하기 위한 콜옵션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직접 밝혔다.
이에 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이 아직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았음에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성과가 가시화하면서 합작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자회사 가치를 시장가치로 평가해 반영한 것이다.
바이오로직스는 이러한 자회사 회계처리 건에 대해 2015년 말 결산실적 반영시 국제회계기준(IERS)에 따라 처리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심 상무는 "상장 시 모든 회계처리는 철저하게 검증해 삼정ㆍ안진ㆍ삼일 등 3대 회계법인으로부터 적정성을 인정받았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의로' 회계를 조작해야 할 동기가 없으며 이로 인한 실익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금감원의 1차 감리 결과 이후 감리위원회 심사가 진행된다"며 "향후에 있을 감리위원회 심의, 증권선물위원회 의결, 금융위원회 의결 등에서 충실히 입장을 소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금감원의 제재 방침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처리에 문제가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만큼 향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금융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에 대한 고의성이 인정되면 위반 금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 추징이 가능하다. 회계처리 위반 금액이 자본의 2.5%를 넘어가면 상장심사 대상에 들어가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