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경고에 ‘화들짝’…ABL생명, 저축성보험 판매 급감

입력 2018-05-0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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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L생명이 금융당국의 경고에 매출이 아닌 '부채'로 잡히는 저축성보험 판매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3년 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저축성보험은 고객에게 돌려줄 부채로 인식돼 부채비율이 높아져 그만큼 더 자본을 적립해야 하는 상품이다.

1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이 올해 1분기 동안 판매한 보험들의 연환산보험료 중 저축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율은 19%로 나타났다. 1년 전 같은 기간 79%였던 것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를 두고 금융감독원이 ABL생명의 저축성보험의 판매량 급증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낸 데 따른 후속조치라는 분석이다. 금감원은 올해 들어 ABL생명에 저축성보험 판매 실적이 사업계획상 연간 목표를 초과했음에도 포트폴리오 관리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판매에 신중을 고려하라고 경고했다.

ABL생명의 지난해 저축성보험 판매량은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한 해 ABL생명이 저축성보험 신계약을 통해 처음 받은 보험료인 초회보험료는 1조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6100억 원보다 190%가량 급증한 것이다. ABL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절판 마케팅 등으로 저축성보험 판매가 예상보다 폭증했다”며 “이후 판매를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ABL생명의 저축성보험을 겨냥하고 나선 것은 2021년 도입을 앞둔 새 회계제도(IFRS 17) 때문이다. IFRS 17이 적용되면 현행 원가평가는 시가평가로 바뀌게 되고, 이를 기준으로 저축성보험은 부채로 잡히게 된다. 저축성보험의 비중이 높을수록 보험사의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는 셈이다.

현재 저축성보험을 주력으로 팔아왔던 생보사들은 자발적으로 저축성보험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전체 생보사의 초회보험료는 5조9000억 원으로 2016년보다 3조1000억 원 줄었다. 저축성보험의 초회보험료가 증가한 생보사는 ABL생명을 포함해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IBK연금보험, 라이나생명 등 5곳뿐이었다.

이 관계자는 “금감원 경고와는 상관없이 ABL생명은 지속적으로 변액보험, 보장성보험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변액과 보장성 상품 비중을 80%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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