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인 관광객 수가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며 면세점주(株)와 화장품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를 신호탄으로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귀환’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면세점주인 호텔신라와 화장품주인 한국콜마홀딩스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3.37%, 11.49% 오르며 52주 신고가로 뛰어올랐다.
면세점주는 올해 들어 큰 상승률을 보였다. 신세계는 종가 기준 연초 대비 33.6% 올랐고, 호텔신라(25.6%), 롯데쇼핑(23.9%),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22.9%), 하나투어(9.1%)도 일제히 상승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8% 증가한 40만3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가 불거진 이후 월별로는 최대치이며, 1년간 지속되던 감소세가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1분기 누계로는 105만 명이 입국하며 전년 동기보다 30.5% 늘었다.
이에 대해 한국관광공사 측은 “단체관광 허용 지역이 한정돼 있음에도 많은 개별 관광객이 방한했다”며 “한·중 관계 개선과 한반도 긴장 완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에 대한 면세점 매출액도 크게 늘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면세점 외국인 매출액은 12억6466만 달러(약 1조3611억 원)로 전년 동월 대비 90.2% 증가했다. 외국인 1인당 구매액은 801.2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새로 썼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호텔신라의 올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를 전년 대비 119.2% 늘어난 1601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보따리상 성장만 반영하더라도 2014년 기록한 1390억 원을 넘는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며 “하반기 유커까지 회복되면 더욱더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화장품주도 연초부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제이준코스메틱이 이 기간 65.4%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한국콜마홀딩스(39.6%), 코스맥스(28.8%), 아모레퍼시픽(8.3%), LG생활건강(5.6%)도 모두 올랐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중국인 방문객 수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업체들의 면세점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최근 면세점 화장품 수요는 기존 대기업 위주에서 중소형 브랜드로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달 양제츠 중국 정치국 위원이 사드 보복 조치를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유커 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정체되는 동안 중국은 6%에 이르는 경제성장률을 지속했고, 위안화 강세로 구매력도 향상됐다”며 “호텔, 백화점 등의 업종으로 수혜가 확산돼 내수 전반의 호조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