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엘리엇 공격포인트는 모비스…성공 가능성 높지 않아”

입력 2018-04-0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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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의 현대차그룹 지분 참여와 관련해 2015년 삼성물산 때와 같은 혼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큰 이유는 엘리엣이 보유한 현대차그룹 지분이 1.4%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엘리엇이 삼성그룹 경영권을 위협했을 당시 이들은 삼성물산 지분 7% 이상을 이미 확보한 상태였다. 이 같은 지분을 바탕으로 당시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할 수 있었고, 삼성도 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현재 엘리엇의 지분은 현대차그룹을 위협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엘리엇의 전략이 그동안 여러 기업에서 노출된 것도 충격이 크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현대차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을 준비하면서 일부 외국 자본의 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 “엘리엇 목적은 배당…향후 추이는 지켜봐야”

엘리엇 측의 의도에 대해 갖가지 분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섣부른 판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다른 자동차 회사에 비해서 배당이나 투자가 적고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엘리엇의 지분 참여는)배당을 확대하거나 앞으로 회사 성장을 위해 어떻게 투자를 할 것인지를 알려 달라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은 2010년대 초반까지 배당에 인색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40% 안팎의 배당성향을 보이는 반면 2013년 기준 현대차와 기아차·모비스는 6.2~9.0%에 머물렀다.

당연히 주주이익 환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2015년에서야 중간 배당을 시작했다. 성향도 글로벌 자동차 기업 수준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와 모비스가 27% 수준이었고 기아차 배당성향은 33%에 달했다.

임 연구원은 “엘리엇이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분할 합병과 관련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번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우선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어떤 이슈에 대해서 자신들의 요구 사안을 제시하고 추가적으로 액션을 취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분석을 내놨다.

결국, 엘리엇의 추가적인 요구 사안이나 향후 현대차그룹의 대응방식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현대차그룹과 엘리엇의 대립국면이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박상원 흥국증권 연구원 “타깃은 현대모비스..국민연금과 외국인 투자자 움직임 지켜봐야 ”

엘리엇이 지분율 1.4%에 대해 투자업계에서는 “큰 목소리를 낼 수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그보다 훨씬 지분율이 높은 국민연금이나 다른 외국인투자자의 동향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런 구조에서 엘리엇의 타깃은 우선 현대모비스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상원 연구원은 “모비스 지분 가운데 48%에 달하는 외국계 투자자가 관건이다”며 “엘리엇이 주주 이익을 대변해 이의를 제기한 만큼 모비스에 투자한 해외 자본이 엘리엇과 동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지분이 많은 국민연금도 따져봐야 한다. 국민연금은 모비스 지분 8.0%를 쥐고 있는데 이는 정몽구 회장(7.0%)보다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일단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만큼 국민연금이 모비스와 글로비스 흡수합병에 반대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는 분석이 많다.

박 연구원 역시 “정부 입장에서 공정위와 연금이 다른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민연금 입장에서 공공성만큼 수익성을 따져야하는 만큼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이라는게 그의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모비스 지분 8%를 쥔 국민연금 입장에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긍정이나 부정적인 입장을 제시하는 대신 ‘중립’ 적인 위치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그룹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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