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지점 폐쇄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역사적인 강세장 속에서도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수십 곳의 지점을 폐쇄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의 국내 지점은 지난해 말 기준 총 675개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말 717개와 비교할 때 1년 동안 42개가 감소한 숫자다. 지난해 우리 증시가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갔지만, 증권사의 지점 축소 기조는 그대로 이어진 셈이다.
지점을 가장 많이 감축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으로, 각각 10개씩 줄였다. 비율로 따질 경우 하나금융투자의 지점은 63개에서 54개로 줄어 10대 증권사 중 가장 높은 감소율(14.3%)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88개에서 78개로 11.4% 감소했다. 올해로 통합 2년째를 맞은 KB증권도 112개 지점을 102개로 9.0% 줄였다.
자기자본 규모 1위 미래에셋대우는 169개에서 163개로, 2위 NH투자증권은 82개에서 76개로 각각 6개씩 감축했다. 2016년 말 53개 지점을 가졌던 대신증권은 지난해 말 51개 지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하게 지점을 늘린 증권사는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49개였던 지점을 2곳 늘려 현재 51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2015년 57개 지점에서 8곳을 대거 폐쇄한 바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2016년 말과 같은 92개 지점을 유지했다. 지점수로만 본다면 10대 증권사 중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다음으로 많은 지점을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10개 이하의 지점을 운영 중인 메리츠종금증권(7개)과 키움증권(1개)도 지점 수를 유지했다.
증권사들이 지점을 줄여나가는 것은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특히, 근거리 지점의 통폐합을 활발히 진행하고, 주요 거점에 대형 점포를 설립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꾀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단순 주식거래를 넘어 자산관리, 연금, 기업금융 등 종합자산관리가 가능한 대형 점포를 설립하는 쪽이 효율성과 경쟁력을 함께 갖출 수 있다”면서 “대형화 전략에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최근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비대면거래의 확산도 지점 폐쇄를 더욱 가속화하는 요소다. 2016년 2월 도입한 증권사 비대면 계좌는 1년 만에 누적 75만 개를 돌파했으며, 수수료 무료 혜택을 등에 업고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전체 증권사 국내 지점 숫자는 2016년 말 1071개에서 지난해 말 1009개로 62곳(5.8%)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지점 수는 2013년 말 1465개에서 2014년 말 1246개, 2015년 말 1128개로 5년 연속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