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유화이어 '배터리' 전쟁

입력 2008-03-24 16:05수정 2008-03-2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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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車 배터리 미래성장동력산업 육성 등 행보 닮아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에너지와 최대의 석유화학업체인 LG화학이 주력업종인 유화부문이 아닌 '배터리' 부문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여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와 LG화학 모두 '하이브리드 차량용 배터리'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산업으로 삼고, 시장강화를 한다는 전략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용 배터리로 사용되고 있는 리튬 폴리머전지는 기존의 니켈수소 전지에 비해 50% 이상의 높은 출력과 에너지를 제공하고, 가볍고 콤팩트한 구조로 이뤄졌다.

또한 배터리의 파워·용량 등 현재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으며, 니켈 수소전지에 비해 가격이 많이 비싸지 않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용 배터리' 시장을 선점한 곳은 LG화학이다.

LG화학은 김반석 부회장을 중심으로 '전지 사업'을 강화, 지난 2006년 취임 이후 '전지사업부'를 CEO 직속으로 편제하면서 전지사업을 포함한 '정보전자소재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의 '아반떼 하이브리드카'에 리튬폴리머 전지를 단독공급키로 계약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당시 "현대·기아차와의 계약은 미래성장동력을 육성 중인 자동차용 2차 전지사업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신호"라며 "향후 하이브리드 차량용 배터리 시장의 No.1이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향후 '하이브리드 차량용 배터리' 시장에서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 회사 총 매출의 30%선까지 배터리 사업을 포함한 '정보전자소재 사업부문'에서 책임진다는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용 배터리' 시장에 대한 관심은 SK에너지도 LG화학에 못지 않다.

SK에너지는 지난 2006년 9월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배터리의 실제 차량 탑재시험을 성공리에 마치고, 이를 상용화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현재 제품 양산을 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됐지만, 구체적인 생산라인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잠재성은 크지만 아직 현실화되지 못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서둘러 제품양산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제품양산이나 구체적인 공급이 없는 상태이지만, 최근 고유가와 환경경영이 중요시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SK에너지의 핵심사업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에너지의 이같은 '배터리'에 대한 애착은 최고경영진의 의지와도 일맥상통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21일 대전 대덕에 있는 SK에너지 기술원을 방문한 제프 빙거먼 美 상원의원을 접견하고, 양국간 기술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최 회장은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환경사업이 미국을 비롯한 지구촌의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 강화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SK에너지의 비중있는 사업으로 자리매김 할 것을 암시했다.

최 회장은 특히 지난 19일 열린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에게 '하이브리드 차량용 배터리' 공동개발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남다른 관심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용 리튬 폴리머전지 시장이 오는 2012년에 1조4000억원에 이르고, 향후에도 시장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석유화학사업 발전의 한계와 환경경영에 대한 국제사회의 중요성 강화가 양사로 하여금 '배터리' 시장에 눈을 돌리게 한 것으로 보인다"며 "막강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양사간의 경쟁이 일본이 독점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용 배터리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나타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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