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현 기업금융부 기자
증시에서 유력 정치인의 구분은 쉽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등 굵직한 정치인은 모두 당사자와 함께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테마주가 있다.
테마주는 그 대상이 정가에서 급부상할 때마다 같이 웃었다. 하지만 경선 실패, 후보 사퇴, 정치 은퇴의 비운을 맞이할 때면 투자자 역시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야말로 도박판인 셈이다.
테마주로 언급되는 이유도 황당하다. “해당 기업의 임원이 친인척이라서”, “대표이사와 고향이 같아서” 등 주가 상승과 무관 한 것이 대부분이다. 유력 정치인의 고향에 큰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관련주로 엮이기도 한다.
기업들의 입장은 어떨까. 상장사 대부분은 침묵한다. 심지어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마저 “별도로 공시할 내용이 없다”는 회사가 다수였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부정할 경우 수급과 지명도에서 손실이 많다”고 말한다. 국내 현실에서 민감한 소재인 정치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입장이라는 것. 하지만 진짜 관련이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변했다. 몇몇 업체들은 “시장에서 그렇게 봐주니 고맙죠”라고 말했다. 물론 주가가 오를 때 이야기다.
대부분의 테마주는 기업의 모멘텀과 전혀 상관이 없다. 사실 가장 크게 관련이 있는 것을 꼽자면 ‘작전세력’이다. 대상 정치인이 승승장구하더라도 언제나 ‘개미 털기’의 위험성은 높다.
지방선거가 석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들의 유혹은 3개월 내내 계속될 것이다. 투자자 스스로 눈길을 주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