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과거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는 동안 실제로 S&P500 지수가 하락한 적은 거의 없다. 1985년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 국면이 네 번 있었는데, 이때 주가가 하락한 시점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중단되거나 오히려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한 시기였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물가 상승 국면이 기업 이익이 좋아지는 국면이었기 때문이다. 즉, 물가 상승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때 발생하기 때문에 기업 이익에 우호적인 환경이라는 뜻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국면에서 세계 증시가 하락하기 시작한 시점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금리 인상이 전 세계로 확산할 때 증시가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미국이 금리 인상을 계속하면 다른 나라들도 미국과의 금리 차 문제 등으로 금리를 인상하게 되는데, 이처럼 금리 인상을 하는 나라가 급격히 늘어날 때 세계 증시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아직 금리 인상이 확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은 주식시장이 하락할 시점은 아니라고 본다. 현재 전망은 올해 3분기에 금리 인상이 확산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둘째, 미국보다는 전 세계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할 때 증시가 하락했다. 미국의 통화정책이 항상 앞서는 만큼 미국 경기가 다른 나라에 비해 먼저 등락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때 증시는 미국 경기가 둔화하는 시점보다 전 세계 경기가 둔화하는 시점이 돼야 하락했다.
셋째, 금리 상승으로 인해 전 세계 부실기업의 채권 가격이 하락할 때 증시가 하락했다. 금리가 높아지면 부채가 많은 기업 중 일부가 부실화하는 시점이 오는데, 주가는 이때부터 하락했다. 아직 전 세계 하이일드 채권 가격이 안정적이라는 점을 봐도 지금은 주가가 하락할 시점이 아님을 시사한다고 판단된다.
넷째, 금리 인상이 지속해 기업 이익 전망이 악화할 때 증시가 하락했다. 긴축 정책이 계속되면 경기가 둔화하는 시점이 오고, 이에 따라 기업 이익 전망이 하향되는 시점이 오는데 이는 주가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근 글로벌 전체 이익 전망은 양극화되어 있다. 미국 중심의 선진국은 좋았지만, 이머징 마켓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이는 2월 조정 이후 나라별로 증시가 반등하는 강도에 차별이 발생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다만 언급한 특징들이 현재 나타나지 않는 점으로 미뤄 보아 아직 증시는 하락할 시기가 아니다. 앞으로는 오히려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는 소비 때문이다. 임금상승률이 인플레 상승이라는 부담을 줬지만, 소비 증가 가능성이라는 호재도 동시에 주었다. 게다가 최근 미국 가처분 소득이 증가한 점이나 한파 이후 눌려 있던 소비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생각해보면, 봄부터 미국 소비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물가 상승보다 소비 증가의 강도가 더 세다면 미국 주가는 역사적으로 항상 강세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3분기부터는 위에서 언급한 네가지 증시 하락 요인(글로벌 전체 경기선행지수 하락·금리 인상의 확산·전 세계 부실 기업의 채권 가격 하락·글로벌 기업 이익 전망 악화)이 서서히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증시의 하락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