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코스닥 예심 청구의 자진 철회로 이어진 에이프로젠의 기술료 회계처리가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잘못없음’ 판정을 받았다. 에이프로젠은 최근 에이프로젠KIC와 합병을 통해 코스피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에이프로젠KIC와 합병 추진 계획을 발표한 에이프로젠은 2016년 불거진 바이오시밀러 기술료 회계처리에 대해 증선위로부터 ‘잘못없음’ 판정을 받고 가장 낮은 징계인 제5단계 ‘주의’ 조치를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판정은 당시 안진회계법인의 2014년 1/4분기 지정감사보고서 감사의견 철회가 잘못된 결정이었음을 입증한 것이라는게 회사 측의 주장이다. 이 회사는 안진회계법인의 감사의견 철회로 코스닥 예비심사 청구를 자진 철회했다.
안진회계법인은 2016년 당시 대성회계법인이 실시한 에이프로젠의 2014년과 2015년 회계감사에서 회계처리가 잘못되지 않았다고 보고 2016년 1/4분기 지정감사 보고서를 적정의견으로 발행했다. 그러나 에이프로젠의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수일 앞둔 시점인 2016년 8월 초 안진회계법인은 돌연 레미케이드와 허셉틴 등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기술료 수익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에이프로젠의 2016년 1/4분기 감사의견을 철회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초부터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에이프로젠의 2014, 2015, 2016년 회계처리에 대해 회계심사감리를 실시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지난해 말까지 에이프로젠의 과거 회계처리에 대해 고강도 집중 감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한국공인회계사회도 에이프로젠의 기술료 수익인식을 중요한 과실로 판정했고 이에 추가해 개발비 계상 기준 잘못 적용, 2014년 니찌이꼬에 판매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제품 매출에 대한 위험 이전 기준 잘못 적용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를 근거로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지난 2017년 11월 21일에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열린 위탁감리위원회에서 에이프로젠에 대해 징계2단계의 중징계를 상신했다. 회사의 회계처리 위반에 대한 징계는 고의가 아닌 경우 총 5단계로 나뉜다. 1단계부터 3단계는 중징계에 해당해 1단계는 증권발행제한 4개월과 지정감사 2년, 2단계는 증권발행제한 2개월과 지정감사 1년, 3단계는 증권발행제한 1개월과 지정감사 1년의 조치가 내려진다. 경징계에 해당하는 4단계와 5단계는 각각 경고와 주의 조치가 내려진다.
에이프로젠은 위탁감리위원회의 제2단계 징계조치 결정에 대해 금융위원회 등에 억울함을 적극 호소하고 관련 증거 자료 등을 제출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증선위에서 에이프로젠의 자료 등을 심층 분석하고 관계기관 회의 등을 통해 의견을 모았고 징계 수위를 제2단계에서 제5단계로 대폭 낮췄다.
증선위 측은 “최종적으로 에이프로젠의 기술료 수익인식에는 문제가 없으나 개발비와 2014년 제품 매출 인식 등에서는 잘못이 인정된다고 본다”며 “최하위 징계조치인 제5단계 주의 조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에이프로젠 김재섭 대표는 “가장 중요한 기술료 문제에 집중하다 보니 개발비나 2014년 제품 매출 인식 등에 대해서는 충분히 소명하지 못해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면서도 "에이프로젠이 분식회계까지 했을 수 있다는 오명을 벗은 점에 만족하고 앞으로 회계 처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