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자영업자 가산금리 일제히 인상…이자폭탄에 연체 비상

입력 2018-03-1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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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압력으로 가계대출 가산금리는 내리고 있는 반면 숙박, 음식업 등 취약차주들이 많은 자영업 대출의 가산금리는 일제히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폭으로 가산금리를 인상해도 자영업자의 연체 확률은 일반 가계보다 4배 이상 높은 만큼 자영업자의 부실화 위험이 더욱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1월 공공기관 보증서 담보대출 기준으로 4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KEB하나·우리) 자영업자 평균 가산금리는 2.01%다. 지난해 11월(1.93%)과 12월(1.96%)에 이어 연속 상승해 2%를 넘어섰다. 보증서담보대출은 자영업자가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보증기관의 보증서를 담보로 대출받을 때 적용되는 금리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을 제외한 3곳은 11~1월 가산금리를 연이어 올렸다. 자영업자 가산금리가 가장 높은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11월 2.21%, 12월 2.24%, 올 1월 2.27%로 인상했다. 은행 대출금리는 시장금리(금융채·코픽스)에 연동되는 기준금리에, 은행이 임의로 정하는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된다.

4대 은행은 보증대출이 아닌 신용대출도 자영업자 가산금리를 올렸다. 4대 은행의 자영업자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지난해 11월 3.09%, 12월 3.12%에 이어 올해 1월에는 3.16%로 인상했다.

이는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압력으로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내리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금감원은 지난달 20일에는 시중은행 6곳을 대상으로 가산금리 산정 체계를 점검하기 위한 현장점검을 벌이는 등 금리 인상 압력에 나섰다.

이에 주담대 가산금리는 하락 추세다. 4대 은행의 주담대(분할상환 기준) 평균 가산금리는 지난해 11월과 12월 1.36%에서 올해 1월 1.31%로 0.05%포인트 내려갔다. 은행들이 자영업자 가산금리를 연이어 올리면서 취약 차주들의 빚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는 가산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부도 확률(90일 이상 연체할 확률)이 일반 가계보다 4.2배 더 높다.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오르는 이상 대출금리가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자영업자 가산금리만 오르면 숙박과 음식업을 하는 취약 차주들의 연체 리스크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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