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출에서 수입분을 뺀 순수출은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오히려 경제성장률을 깎아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2016년 대비 15.8% 증가하며 금액상으로 사상 최고치(5739억 달러)를 기록했다.
11일 한국은행과 현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기여도(원 계열 기준, 작년 동기대비)는 -1.7%포인트(p)다.
수출이 성장에 0.9%p 기여했지만, 수입이 2.6%p 깎아 먹으면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셈이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이같이 악화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 -2.1%p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2015년(-1.0%p), 2016년(-0.7%p)에 이어 3년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출의 경제 성장 기여도가 저조한 이유로는 보호무역주의 등 교역 환경의 악화가 꼽힌다.
수출 증가율은 2016년 -5.9%에서 2017년 15.8%로 반전했으나 같은 기간 수입 증가율은 -6.9%에서 17.8%로 더 큰 폭으로 반등했다.
자동차, 자동차부품, 무선통신기기,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미국 수출이 정체 또는 부진했고 올해는 세탁기 세이프가드 발동 및 철강 관세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할 전망이다.
특히 보호무역주의 경향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 수출은 2017년에 전년보다 3.2% 증가해 겨우 플러스를 유지한 반면 수입은 17.4%나 늘었다.
성장기여도를 따질 때 수출은 가격요인을 제거한 실질 기준 통계를 활용한다. 수출 물량만 고려하기 때문에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 등 특정업종의 가격상승 요인이 제거되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지난해 수출 호조에는 주력 상품인 반도체나 석유화학제품의 가격이 올라간 게 주된 영향을 미쳤다”면서 “수출물량은 오히려 줄어든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반도체 착시효과’에도 불구하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전 세계 수출대국 중 한국의 순위가 8위에서 6위로 뛰었다고 밝히는 등 낙관적으로만 해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수출 단가 상승에 따른 착시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 증가했지만, 수출 물량 기준으로는 2.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