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2004년 이래 처음으로 매출 감소

입력 2018-03-0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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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앱·게임과 경쟁에서 밀려 장난감 업계 압박

▲레고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모터와 센서가 탑재되고 앱 연동이 가능한 모델인 ‘레고 부스트’를 선보이고 있다. 뉴욕/AP연합
덴마크 장난감 제조사 레고가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 하락을 겪으며 위기에 직면했다. 어린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는 환경에서 장난감 업계가 새로운 활로를 찾는 게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레고의 지난해 매출은 350억 크로네(약 6조2436억 원)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 하락한 104억 크로네를 기록했다. 레고는 2003~2004년 최악의 매출 부진을 극복한 지 10여 년 만에 다시 매출 하락을 직면했다.

닐스 크리스티얀센 레고 최고경영자(CEO)는 “레고는 초자연적인 성장기를 거친 후 2년 동안 매출 보합을 보였다”라면서 “지난해 매출 감소는 2016년 지나치게 낙관적인 성장에 대한 기대로 장난감 제조사와 소매점의 재고를 정리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티얀센 CEO는 “우리는 성장을 시작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면서 “2017년은 도전적인 한 해였으나 장난감 업계에서 다른 기업들이 부러워할 만한 수익성과 현금 흐름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말에 매출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레고는 지난해 상반기에 13년 만의 매출 감소를 겪으면서 직원 감축을 결정하고 CEO를 교체했다. 크리스티얀센 CEO는 “빠른 개선은 없었다”고 시인하면서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의 놀이에서 휴대전화와 태블릿PC의 역할이 커지면서 장난감 산업이 압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레고는 ‘온라인판 레고’로 불리는 게임 마인 크래프트를 비롯한 스마트폰 앱 및 게임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이다. 레고는 기존 장난감에 모터와 센서를 탑재하고 태블릿용 앱과 연동되는 ‘레고 부스트’를 내놓으며 디지털 사업을 구축하고 있다. 크리스티얀센 CEO는 “부스터는 물리적인 세계와 디지털 놀이 세계를 이어주는 특별한 제품”이라면서 “우리는 이 분야에서 더 많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 더 많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조리 라오 레고 재무이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전 세계의 더 많은 어린이에게 다가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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