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스턴스 쇼크, 코스피 1500선 무너질 가능성 배제 못한다

기관·연기금 등 패닉상태 마찬가지... 소방수 역할 어려울 것

베어스턴스 매각 사태로 인해 전세계 금융시장은 물론 국내 증시 역시 출렁이고 있다.

이에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직접 JP모건체이스의 베어스턴스 인수를 지원하고 재할인율을 3.25%로 0.25%P 인하했으며, 부시 대통령의 참여하에 긴급대책회의가 예정돼 있는 등 문제 해결에 고심하고 있지만 현재의 조치들로 신용위기 확산이 쉽게 진정되지는 않으리라는 분석이다.

또한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베어스턴스 쇼크로 인해 코스피지수 1500선 지지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전망키도 했다. 투신사를 비롯한 기관과 연기금 역시 패닉상태여서 지수 급락을 방어하기 위한 소방수 역할도 기대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FRB 대책 문제 해결에 한계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베어스턴스 사태와 관련해 FRB가 긴급히 내놓은 대책들이 신용위기 사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우리나라의 외환위기때 정부가 은행을 매입해 대주주 역할을 했듯이 정상적인 시장 메카니즘으로 풀어가기는 지난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파트장은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증시의 급락은 현재 FRB가 내놓은 대책만으로 신용위기 진정 가능성을 시장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결국 현재보다 더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오는 18일 FOMC(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P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이 역시 달러약세를 부추겨 원자재 및 물가 급등을 야기해 부작용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오 파트장은 "현재의 사태는 미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부실 부분을 해결해줘야 시장 심리가 해결될 것"이라며 "미국 금융기관이 깡통차지 않는다는 확신을 줄 수 있는 반 시장적인 조치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7일(현지시간) 미 증시 진정여부가 관건

미국의 베어스턴스 쇼크로 인한 사태의 진정 여부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의 등락에 결정될 전망이다. FRB의 긴급 조치와 부시 대통령이 동석해 열릴 긴급대책회의에서 나올 조치를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향후 신용위기가 확산되거나 혹은 진정되리란 분석이다.

대신증권 성진경 투자전략팀장은 "FRB의 긴급조치와 함께 긴급대책회의에서 나올 방안들이 17일 저녁 미국 증시의 시험대에 오른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제2의 베어스턴스로 지목되고 있는 리만브라더스의 주가로 만일 선전한다면 긴급조치의 효과가 있어 금융위기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고, 반대라면 우려의 확산으로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의 동석하에 열리는 긴급대책회의에서 나올 처방 역시 주목해야 한다"며 "신용위기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코스피 1500선 장담 못한다

미국발 충격에 전세계 증시가 일희일비 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 역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이번 베어스턴스 쇼크로 확산되고 있는 신용위기 긴장감에 코스피지수의 저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문가들은 1500선 지지 역시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현석 파트장은 "일단은 코스피지수가 어느 지점에서 방어를 하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일단 17일 장중에 빠진 1540선을 저점으로 보고 있으며, 1540을 배수진으로 지수가 방어한다면 현재의 환경을 반영해 선방한 것이라 봐도 좋다"고 말했다.

오 파트장은 "하지만 글로벌 변수에 따라 지수가 춤을 추는 만큼 진바닥을 확인할 필요는 있다"며 "상황의 악화에 따라 1500선이 깨질 수 도 있는 만큼 현 지수에서 2~3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진경 팀장은 "전저점이 깨진 상황으로 어디서 지지를 받는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단 1500 초반대를 보고 있으나 여건에 따라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기관패닉 상태 마찬가지...소방수 역할 기대 어렵다

한편 지수 급락마다 매수에 나서 급락을 막았던 투신사를 비롯한 기관과 연기금의 소방수 역할을 이번에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성 팀장은 "17일 기관이 프로그램을 비롯해 대규모 매수에 나섰으나 적극 방어하겠다는 의사는 없어 보였다"며 "대외 상황이 워낙 심각해 기관 역시 공격적인 대응이 어려우며, 중국 장 낙폭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파트장은 "기관들 역시 패닉상태로 봐도 좋을 것"이라며 "전체적으로는 방어막 역할을 하겠지만 기관 역시 돈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순매수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장세 '지켜보는게 최선'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용위기의 파급과 문제가 해결될지에 대해 지켜볼 것을 주문했다. 한마디로 실제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할만한 게 없는 상황으로 속은 타겠지만 '지켜보는게 최선'이라는 지적이다.

오 파트장은 "워낙 장세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으로 실제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할게 없는 상황"이라며 "현금을 가진 사람은 바닥을 잡으면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이 역시 진바닥을 확인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성 팀장은 "이번 사태가 어떻게 진정될지, 문제 해결은 어찌 될지에 대해 지켜본 후에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대외 여건을 확인하고 매수에 가담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 팀장은 "현재 시장에서 움직이는 종목은 환율에 민감한 자동차와 IT 등이 있다"며 "조선업은 지난해 많이 올랐다가 현재 집중 매물 포화를 맞고 있는 상태로 매수 추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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